SEOUL, KOREA — “한국의 산업 경쟁력 원천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

이영주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융합과 사무관은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가장 역동적인 성장엔진이자 국가산업전방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수단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기업들은 창의력과 기술력 측면에서 충분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소프트웨어 강국도약을 위한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국산 소프트웨어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경우는 흔치 않다. 국내 시장도 글로벌기업이 80%이상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다. 삼성과 LG 두 기업을 빼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배출해 내지 못한 것이 한국 소프트웨어가 처해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을 중심으로 기획단계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WBS 프로젝트를 3년간 개진해 나갔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단기적인 수익부담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대규모 R&D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다.
WBS 프로젝트란 무엇
WBS 프로젝트는 중소×중견 기업 중심의 개발지원 등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요소들을 고려해 설계됐다. 3년간 1600억원을 투입, 2013년까지 진행된다.
WBS 프로젝트는 개발결과를 실제사업성과 창출을 위해 원칙적으로 기업이 과제의 주관기관을 맡았다. 소프트웨어 수요업체가 개발 컨소시엄에 의무적으로 참여해 시장의 수요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될 수 있도록 했다. 주먹구구식 개발관행과 관리시스템 부재로 실제 시장에서 개발결과가 외면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개발 전 단계에 걸쳐 과제품질관리 맡았다.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갖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한 기술개발과정에서 발행하는 지적재산권을 주관기관이 아닌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부여해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의 개발의욕을 고취시켰다. 그동안 지적재산권은 주관기관만이 갖는 것이 아니라 콘소시엄에 참가 당사자별로 자기가 개발한 부분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2010년 자동차, 의료, 항공 등 수요업종과 연계한 7개 소프트웨어 개발과제를 시작으로 2011년 스마트 TV, 국방 등 20개 과제를 선정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27개 과제가 진행 중이다. 오는 2013년 3월부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과제가 종료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 과제가 아직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출이 성사되고 구매계약이 체결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과제가 완료되는 2013년 이후 다수의 성공사례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피티트 컨소시엄은 3D의료영상저장×전송 시스템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 등 병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고, 안랩 컨소시엄도 다수 일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지케어텍 컨소시엄도 병원관리 소프트웨어로 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3 소프트웨어 R&D 지원방향
이영주 사무관은 “국가 소프트웨어 R&D는 시장 자체의 동력이 제한적인 소프트웨어분야에서 기술재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소프트웨어 발전의 모멘텀과 인프라를 동시에 제공하는 핵심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기술로 전산업에 걸쳐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산업발전의 씨앗으로서의 국가 R&D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2013년부터 정책목표를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R&D유형으로 세분화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지경부는 소프트웨어 R&D는 △국가 혁신기술 개발형 △선도기술 확보형 △전문기업 육성형 △창의인재×기업 발굴형으로 세분화된다. 각 유형별로 개발목표와 평가방식 등이 차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국가 혁신기술 개발형 소프트웨어 R&D는 최장 10년동안 연 KRW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R&D 프로젝트다. 애플의 시리(Siri)가 공공 R&D에서 출발해 기업의 역사적인 상품이 됐듯 WBS 프로젝트를 통해 거둔 성과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한국산 글로벌 브랜드를 탄생시키겠다는 뜻이다.
국가 혁신기술 개발형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컴퓨팅 기술, 무인 자동협업 시스템 등 대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리킨다. 고비용, 고위험으로 기업의 자체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주도의 탑다운 방식으로 R&D 기획을 강화하게 된다. WBS프로젝트가 시장진입을 목표로 진행됐다면 이 R&D사업은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R&D 수행과정에서 개발 주체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산학연의 체계적 역할 분담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기업 육성형 소프트웨어 R&D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상용 소프트웨어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을 가르킨다. 금년으로 지원이 종료되는 WBS 프로젝트의 취지를 유지해 이를 정규 R&D 유형에 포함시킴으로 써 중소×중견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의 육성과 글로벌 시장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다.
소프트웨어 R&D의 정책목표와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차별적인 평가 지표가 마련될 예정이다. 개발목표 달성도(30%), 기술성(20%), 상용성(50%)의 기존 항목 외에 개발기술의 확산과 품질 관리 노력 등 다양한 항목이 신설돼 소프트웨어 R&D 유형별로 차별 적용되게 된다. 개발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들이 생겨날 수 있도록 기술확산을 한 경우도 성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행기관이 일정범위에서 각 과제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별도의 평가지표를 제시하거나 평가항목간 가중치 조정을 허용하는 등 유연성을 강화해 과제별 성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R&D 결과물이 실제 사업성과 창출을 위한 지원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취약했던 사업화와 해외진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그간 성공적인 R&D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환경에서의 검증 미흡과 해외진출 경험의 부족 등으로 R&D의 결과가 사업화로 이엉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에 정부는 우수 R&D 결과가 상용화돼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타(他)지원 사업과의 활발한 연계를 통해 R&D 결과의 원활한 사업화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