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OUL, KOREA — 2013년 3월 개최될 서울모터쇼를 160여일 앞둔 10월 16일 자동차 관련 업계는 작은 소동으로 술렁였다.
서울 모터쇼 조직위원회가 내년 행사를 앞두고 이날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보내온 보도자료 탓이었다. ‘타이어 없이 굴러가는 자동차 서울 모터쇼에는 타이어가 없다’라는 제목이었다.
참가 신청을 마감한 결과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가 참가 신청을 마쳤지만 정작 한국 1위 타이어브랜드인 한국타이어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였다.
조직위측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1회 서울 모터쇼(1999년)에는 참가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불참을 한 상황”이라며 “반면 해외 모터쇼에는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비교가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노력하면서 자국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한국타이어측은 표면적인 이유로는 ‘자동차 전문 전시회라 부품 업체인 타이어 전시는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
또한 한국의 대표 타이어 산업 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주요 공략 대상이 유럽 완성차 시장으로 옮겨감에 따라 이들 업체가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시장경제 체제하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보도자료가 나간 이후 각 매체들은 ‘2013 서울모터쇼, '차는 있지만 타이어가 없다’, ‘서울모터쇼 “한국타이어, 행사 망칠꺼야”’, ‘서울모터쇼 조직위 "한국타이어, 국내 소비자 우롱"’, ‘한국타이어는 외국타이어’등의 기사를 쏟아내며 조직위와 한국타이어 업체간의 신경전을 전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들은 ‘한국타이어가 좀 심하긴 했다’, ‘참가를 안한다고 조직위가 너무 날을 세운 것 아니냐’는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조직위와 한국타이어는 해당 보도가 쏟아진 이후 확전은 자제하고는 있지만 불편한 심기까지는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로의 반응을 주의깊게 살피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 직접적인 언론 접촉은 피하고 있지만 익명을 전제로 한 보도에서 서로의 입장차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분위기를 보였다.
1999년 첫 개최 이후 15년만에 세계 5대 모터쇼로 성장한 서울모터쇼인 만큼 관련 업계의 소식 또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향후 조직위와 한국타이어 간 신경전이 어떻게 풀려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