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 “서울의 전통과 역사를 외국인 관광객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Korea IT Times와 나눈 인터뷰에서 서울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기억되는 도시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서울시가 지난 6일 발표한 ‘스토리가 있는 관광매력도시, 서울’도 매력적인 도시, 서울을 외국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난 해 900만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찾았다. 한국은 2012년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 1천만의 시대를 열었다. 이들 중 90%가 넘는 수가 첫 번째 한국 관광지로 서울을 선택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로벌 히트를 친 덕에 서울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요즘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가장 좋은 한국 관광지는 강남역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서울시의 ‘스토리가 있는 관광매력도시, 서울’은 강남스타일의 글로벌 히트로 한국과 서울에 쏠린 관심이 높아져 있어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쌓아온 서울의 스토리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들려주어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이다.
1천년 이상을 고대왕국과 조선왕조의 도읍이었던 서울은 스토리의 보고다. 빠른 근대화와 산업화로 ‘한강의 신화’ 스토리 외에 알려지지 않은 사장된 서울의 이야기들을 발굴해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관광 콘텐츠로 관광객에게 접근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전략이다.

옛날 우리 어머니가 살던 서울을 어땠을까’ ‘80년대 청춘들은 어떻게 데이트 했을까’ 등 기억 속 서울의 풍경과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 등 스토리를 소개함으로써 서울의 전통과 역사를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나누기로 했다. 서울시는 대표 관광지로 한강, 한양 도성, 동대문지역, 세종대로 주변, 한성백제문화유적지 등을 5곳을 선정했다.
박 시장은 “서울이 도시로서 걸어온 역사적 질곡이 굽이굽이 서려있는 한양 성곽, ‘한양 도성길’은 서울의 으뜸 관광명소”라고 추천했다. 동아시아 최고(最古)의 도성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한양 도성길’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표정을 달리하며 나타나는 서울의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MICE산업, 한류,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울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함으로써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공유’ 개념 서울시도 도입한다

박 시장은” 우리는 일상적인 나눔의 세상을 살았다”면서 “큰 일이 벌어지면 마을주민 모두가 팔을 걷고 나서는 ‘품앗이’문화가 사회의 튼튼한 울타리 역할을 해왔던 도시가 바로 서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공유의 문화를 통해 기쁨은 두 배로, 고통은 반으로 줄이는 삶의 미덕인 한국인의 정을 외국인 관광객들도 맛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9월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공유’란 각자 가진 것을 필요한 사람과 나누는 것, 폐쇄된 자원을 공개하고 개방해 같이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에게 공유란 익숙한 개념이다.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일, 큰 일을 할 때 서로 돕는 품앗이는 공유의 일면이었고 정을 나누는 흔한 풍경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정’이라는 말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낯선 단어다. 외국인에게 정을 설명한다면 ‘공유’라는 설명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시는 ‘공유’의 개념을 관광산업에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해 서울의 부족한 숙박시설로 발길을 돌린 관광객의 수는 백만을 아우른다. 숙박시설 확충은은 외국인 관광객 2천만의 시대를 열겠다는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서울시는 대안을 ‘공유’에서 찾았고 ‘도시민박’이라는 답을 찾았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방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주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숙박공간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도시민박에 1천 가구가 참여한다면 50개의 객실이 있는 숙박시설 20채를 건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을 임대한 가정에는 수익이 발생해 가정경제에 보탤 수 있고, 관광객들은 서울시민의 삶을 체험할 수 있어 서로의 ‘정’까지 누릴 수 있는 1석 3조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공유’의 기반은 IT인프라
‘공유’의 개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 2009년 미국 발 세계 경제 위기로 형편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소유’보다 ‘공유’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공유의 기반은 발달된 샌프란시스코의 IT인프라였다. 샌프란시스코의 IT벤처들은 ‘공유’를 비즈니스에 접목함으로 써 성공을 거뒀다.
인터넷으로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공유하는 ‘에어비앤비’나 다양한 도구와 공구들을 대여하고 기술도 공유하는 미국의 ‘툴 라이브러리’가 이때 등장했다. 한 해 동안 192개국 2만7000여 개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 ‘툴 라이브러리는’ 공공도서관에 설치된 것만 50여 개를 넘어섰다.

IT인프라라면 서울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서울시는 5년째 미국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전자정부 연구소의 세계 대도시 전자정부평가에서 세계 1위 도시로 선정된 저력이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IT기술을 갖고 있어 ‘공유’를 위한 최상의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서 기존 관광인프라도 개선하고 보강해 나가기로 했다. 쇼핑환경, 숙박환경, 관광안내체계는 물론 안내판과 표지판까지 꼼꼼히 챙긴다. 다시 오고 싶은 도시, 서울의 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민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 시장은 “진심은 말이 아닌 마음으로 전해지는 법”이라면서 “뜻만 전해진다면 관광객들은 서울을 평생 잊지 못할 도시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뜻하고 넉넉한 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한다면 서울은 다시 찾는 관광지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