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4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국제회의이지만 현 정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국제회의로 평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전권회의가 사실상 정부가 구현하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실질적인 롤모델로서 긍정적인 ICT비즈니스의 미래상을 구현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권회의가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경제효과다. 전권회의 참가인원은 전 세계 193개국 장•차관들 및 수 백여 개 기업 대표까지 합산하면 공식적으로 3,000여 명의 인사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특별행사에 참가하는 국내외 산업계, 학계 및 일반 참관객까지 더하면 무려 30만 명의 참관객이 내년 부산을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모든 회의가 최첨단 ICT인프라와 회의시설이 갖추어진 미래형 도시 부산에게 치러짐으로써 ICT•관광•컨벤션 산업분야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ICT 강국 브랜드 효과에 따른 수출효과 그리고 부산지역 관광증가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모두 합산하면 경제효과가 최대 7,000억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 ICT산업의 해외진출 기회 확대 및 ICT업체와 데이터센터 등의 투자유치 확대, 전시회, 포럼 등의 연계행사를 통한 우리나라 기업 홍보, 아프리카 등 기존에 우리나라와 관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참가인사와의 양자회담을 통한 국제협력 강화 등의 경제외적인 간접효과까지 합산한다면 전권회의로 거둬들일 효과는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국제무대에서 다소 약화된 ICT강국 코리아의 네임 브랜드를 전 세계에 다시 알려 국내ICT산업을 해외 진출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고무적인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 정부가 ITU전권회의를 국정운영 기조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고 ICT의 역할과 미래상을 제시할 실질적인 롤모델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보인다.
2014 ITU 전권회의, 무엇을 논의하나.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주목 받고 있는 ITU 전권회의는 무엇을 논의하는 회의인가 우선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우선 전 세계 인구가 매일 사용하는 유•무선 통신 주파수를 분배하는 일과 지구 위에 떠 있는 17,000여 개에 달하는 위성의 궤도를 분배하고 관리하는 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서 범 세계적 유•무선 인터넷 통신의 사용 및 기준을 제정하는 일이다. ITU는 이런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매년 4년마다 전 세계 193개 회원국 ICT 주관청의 장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ITU전권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번 2014 ITU 전권회의에서 다루게 될 예상 의제들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전기통신업무에 의한 국제협력 및 사회 발전 촉진을 위한 전략이 제시된다. 이를 토대로 향후 4년간의 전략, 주요성과, 재정운영 등의 ITU 전략계획이 수립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인터넷 공공정책, IPv4에서 IPv6로의 전환, 온라인 아동보호 등이 주 현안이 되어 논의 된다. 인터넷 공공정책, 관리, 규제 등의 사안은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총체적인 사회구조 및 질서형성에 인터넷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어 매우 치열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Pv4에서 IPv6로의 전환 문제는 한정된 인터넷 주소자원(IPv4)을 북미 지역에서 선점하고 있어 개도국에서는 새로운 인터넷 주소 체계인 IPv6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이번 회의에서 IP 주소 시스템 전환 촉진 결의에 따른 현황보고가 중점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아동보호 분야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폭력물 및 음란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ITU의 역할이 활발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양성평등 및 장애인의 ICT활동 증진, 기후변화 등에 대한 사안들도 논의된다. 먼저 양성평등 촉진 분야에서는 ICT를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 증진 방안이 논의되고 이에 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ICT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 포괄적인 실행계획을 외부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여 장애인의 ICT 접근성 향상을 위한 ITU의 활동 사안들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에 관한 ICT의 역할은 신규의제로 채택하고 기후변화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원활한 전기통신을 위한 국제전기 통신규칙 조율, 우주자산의 사용 및 취득 자원 기반재원조달을 촉진하기 위한 우주자원 등록시스템의 결정, 한국이 주로 주도할 의제로서 ICT와 타 산업과의 융합, 미래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의 보호를 위한 국제적 공조 필요성의 증대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 되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내용이 향후 4년간의 정책 방향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ITU 표준화 총국장직에 이재섭 연구위원 입후보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이하 미래부)는 최근 차기 ITU 표준화 총국장직에 이재섭 KAIST IT 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입후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준화 총국장’은 ITU 표준화 부문의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국제 정보통신표준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지고 수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직위이다.
표준화 총국장을 포함한 ITU 고위집행부 선출직은 사무총장, 사무차장, 정보통신표준화 총국장, 정보통신개발 총국장, 전파통신 총국장 5명이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이 고위선출직들은 ITU 전권회의에서 193개 회원국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1952년 ITU 가입이래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고위선출직에 진출한 사례가 없다.
미래부는 국제 정보통신표준을 주도하는 표준화 총국장은 급변하는 ICT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산업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로 보고 2006년 같은 직위에 출마를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진출 할 수 있도록 외교부 등 관계부처 및 관련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본격 카운트 다운이 돌입된 2014 ITU 전권회의는 미래의 ICT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르는 정책방향을 결정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ICT 선도국가로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와 ICT를 통한 국민 화합의 축제의 장이 될 기회다. 이를 바탕으로 2014 ITU 전권회의가 정부의 바램 대로 창조경제의 국내•외 홍보의 장이 되어 ICT의 역할과 미래상을 제시하고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전 세계에 소개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