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 최근에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이 책은 혜민스님이 트위터에 올렸던 글을 중심삼아 주제별로 청리한 책이다. 혜민스님은 트위터에 젊은이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아파하고 보듬어주는 마음을 보여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신적 멘토로 여기는 독특한 스님이다.
책에서 소개한 내용을 보면 혜민스님은 고등학교까지는 한국에서 다녔고 대학은 영화공부를 위해 미국 버클리대로 진학한 후 하버드대에서 비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를 받았다. 또한 석사시절 출가하여 현재 스님 및 미국대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특히 중고등학교부터 입시전쟁으로 쪼들리고 대학에 와서도 취업전쟁 준비 등으로 짓눌린 대학생들의 메마른 가슴에 혜민스님이 들려주는 목소리, 즉 현재자리에 잠깐 멈추고 자신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갖자는 메시지는 마른 들판의 불꽃 같이 젊은이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우는 것 같다.
혜민스님이 많은 감명을 받았다는 레바논의 시인이자 명상가인 칼릴 지브란이 쓴 ‘예언자’와 ‘사람의 아들 예수’를 나 자신도 매우 감명 깊게 읽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친밀감을 느낀다.
책의 내용은 많은 부분이 트윗 글을 정리하고 있고 깊은 철학이나 사상을 논하기 보다 젊은이가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생각이나 위로의 언어이기에 읽기에 너무 편안하고 부담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의 주제를 휴식, 관계, 미래, 인생, 사랑, 수행, 열정, 종교의 여덟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지만 모든 글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에 본 주제 하나와 나머지 좋은 내용들을 그냥 요약하거나 그대로 따오는 식으로 소개할까 한다.
1. 멈추는 일, 쉼 그리고 마음닦기
이 책의 중심 주제가 멈춤 또는 쉼이다.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쉬면 세상은 쉽니다.’라는 대표 문구로 시작하는 휴식의 장은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의 쉼, 멈춤, 휴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일깨운다.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라는 메시지와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사이의 거리감, 쉼표 때문입니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쉬는 것의 아름다움을 들어내는 말들은 쉬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 부끄러운 마음을 일으킨다.
우리가 바쁜 이유를 설명하는 이야기 중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각자 마음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을 보고 살아간다. 예를들어 자신이 멋있는 옷을 찾는 경우, 눈은 멋있는 옷을 입은 사람을 찾아 쳐다보고, 대부분의 시간을 멋있는 옷에 대해 사용하게 된다. 내 마음의 렌즈가 ‘지금 무엇이 필요해’라는 상태에서는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내가 찾는 그 부분만 보이는 것이다. 마음의 렌즈가 그 곳으로만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른 스님이 지나가며 툭 던지는 한마디 말씀을 일반인은 그냥 지나치지만, 깨달음을 간절히 구하던 수행자는 그 안에 숨겨진 가르침을 바로 알아채는 것도 마음이 어떠한 지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내 마음의 렌즈를 세상의 어느 방향으로 향할까하는 선택을 스스로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음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렌즈의 방향 뿐 아니라 렌즈의 상태, 즉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떤 상태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이 기쁘면 렌즈도 기쁨의 색으로 비추고 마음이 외로운 상태이면 렌즈도 외로운 세상의 색을 비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바쁜 이유를 곰곰이 살펴본 후 자신이 바쁜 것을 원하기 때문임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쉬려고 한다면 그냥 마음을 현재의 시간에 가져다놓아야 한다.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하는 바쁜 마음은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상념일 뿐이다. 현재에 마음이 와 있으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이 지금 뿐이고 이처럼 상념이 없는 ‘바로 지금’은 바쁘지 않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고, 내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하기 때문에 세상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의 렌즈를 먼저 아름답게 닦자고 권유한다.
-마음을 닦는 길-
마음이 울적하면 그냥 그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둔다. 내가 붙잡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그 마음 자기가 알아서 저절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을 비워야지 하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비워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쉬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는 올라오는 생각들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지켜보는 순간, 생각은 쉬고 있다. 마음을 현재로 가져간다면 생각은 쉬게된다.
‘깨어있다는 것’은 내 마음의 의식공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의식한다는 말이다. 생각이나 느낌이 올라 왔을 때 그것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생각이나 느낌이 올라왔다는 것을 바로 아는 것이다.
내 무의식의 소리를 듣고 싶을 땐 기도를 하세요. 깊은 기도는 내 무의식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특별한 통로입니다.
우리의 의식은 돈과 권력, 명예를 원하지만 우리의 깊은 무의식은 나 자신을 초월하는 사랑, 공감, 소통, 유머, 아름다움, 신성함, 고요를 원한다.
깨달은 자의 최고 표현은 유머입니다.
‘마음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마음에 일어나는 화, 짜증, 불안, 미움의 감정들이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구름과 같음을 알게된다.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 말라. 그저 그 마음과 친해져서 그 마음을 조용히 지켜봐라.
2. 좋은 글귀들
몸이든 마음이든 비우면 시원하고 편안해집니다. 반대로 안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으면 몸이든 마음이든 병이 납니다. 뭐든 비워야 좋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스승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배움이에요. 깨달았다고 해도, 관계 속에 불편함이 남아 있다면 아직 그 깨달음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잘 하기 위해선 사람 한명 한명을 난로 다루듯 해야 한다. 난로에 너무 가까이 하면 뜨거워 화상을 입게되고 또 너무 멀리하면 아주 쌀쌀하고 춥게된다. 아무리 마음이 잘 맞는 친구나 연인이라도 서로간의 심리적 공간을 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심리적 공간을 주는 시간이 없으면 지겨운 느낌과 구속받는 느낌이 생기기 때문이다.
망가지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내 스스로가 남들에 비해 대단하다고 느끼면 절대 망가지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소탈하게, 가끔은 망가질 수도 있어야 나와 사람들 사이의 벽이 무너지며 가까워진다.
말도 물건과 같다. 일단 말로 부탁을 받았으면 할 수 있다, 없다를 즉시 판단하고 할 수 없을 때는 그 즉시 물건을 처리하듯 그 말을 거절해야 탈이 없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재물을 지혜롭게 숨겨두는 방법
‘무릇 재물을 비밀스레 간직하는 것은 베품만한 것이 없다. 내 재물로 어 려운 사람을 도우면, 흔적없이 사라진 재물이 받은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변치않는 보석이 된다’
젊은이가 자신이 무엇을 재미있어하고 무엇에 의미를 느끼는지 진실로 경험하는 방법
①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본다. 여행, 아르바이트 등등
② 다양한 책을 본다. 가리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
③ 연애를 열심히 한다. 일하듯 노력해서 만나볼 것
‘혜민스님, 장차 법정스님처럼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법정스님이 아닌 혜민스님이 되고 싶어요’ 누구처럼 되기 위해 살지 마세요.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내가 되세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영어든 타이핑이든 빨리 배운다. 실패를 한다해도 실패만큼 좋은 삶의 선생은 없다.
번지점프를 하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그냥 뛰는 것입니다. 생각이 많을수록 뛰기 어렵습니다. 생각이 많으면 많을수록 하고 싶은 것 못하고 힘들고 어렵다는 말만 하게 됩니다. 그냥 뛰십시오.
인생은 정해진 멜로디가 없는 즉흥 재즈 음악과도 같습니다. 삶속의 모든 변수를 내가 조정할 수 없고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의 스타일을 찾아 내 음악을 만들며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식은 말하려 하지만, 지혜는 들으려 합니다.
운전을 잘못하는 사람은 운전 중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습니다. 대화를 잘못하는 사람은 대화 중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브레이크를 자주 겁니다.
사기꾼들은 무조건 본인 말만 들으면 잘 될거라고 긍정으로 가득한 말만 늘어놓습니다. 그 말과 나의 욕심이 결합되면 결국 내가 속은 것입니다.
어디를 가도 손님이 아닌 주인이 되세요. 절이나 성당, 교회에 갔을 때, 내가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할 일이 하나도 없지만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휴지라도 줍게 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고,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 최고의 명품 옷은 바로 자신감을 입는 것입니다.
사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질문. ‘내 것을 마구 퍼주어도 아깝지 않습니까’ 하나도 아깝지 않으면,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이랬으면 좋겠는데 하고 바라는 건 사랑이 아닌 내 욕심의 투영입니다. 내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의 인생을 살도록 놓아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봄날의 햇살은 그대로의 존재들에 그저 따스한 햇살을 비춰줍니다.
사랑하는 이여, 우리 둘 사이에는 이름 모를 신이 존재합니다. 보이는 사랑은 작습니다. 그것 뒤에 있는 거대한 사랑에 견준다면.... -칼릴 지브란
사랑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이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없어지는 사랑.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는 사랑.
관계가 깨질 때처럼 내 밑천을 보여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마음의 치졸함의 끝에서 한 발만 양보하십시오. 그 한 발은 보통 때의 열 발보다 휠씬 위대합니다. 그리고 내 고통의 시간을 단축시켜 줍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니다 싶을 때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어야 진짜 자유인입니다. 없어서 갈증을 느끼는데도 무소유라는 이름으로 참고 사는 것은 진짜가 아닙니다.
머리가 똑똑해 옳은 소리 하면서 비판을 자주하는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해 무언가를 나누어주려고 궁리하는 사람,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을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세요.
무슨 일이든 처음 일을 맡아하게 되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일을 잘해보려는 생각으로 강한 열정을 품게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나의 열정을 알아주지 않거나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쉽게 상처받고 좌절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일을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일이 잘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열정만 믿고 가는 건 일을 그르치는 것이다. 끓어오르는 내 열정을 다스려 타인과 조화롭고 평화롭게 일하는 자세를 연습해야한다.
이외수 선생께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여쭈니 답한 말. ‘존버 정신을 잃지 않으면 됩니다’ ‘아, 존버정신... 그런데 존버정신이 뭐예요’ ‘스님, 존버정신은 존나게 버티는 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