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조성갑씨가 쓰는 5월의 시

조성갑 회장은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원 원장, 현대정보기술(주) 부사장, (사)한국IT전문가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원장 및(사)한국정보처리학회 회장,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연합회장 역을 맡고 있다.
팔영산 깃대봉에서
운하 조성갑
절벽 산하에 집 나온 나비 한마리 1령 넘어 안녕 2령 올라 야호
3령 딛고 야야 4령 스치며 구름과 인사하고
하늘 아래 직각 떨어진 5령 위를 넘나드네
나도 날개를 원한다
솔잎 사이로 바위 스쳐온 향기 품은 산골 바람이
뛰고 뛰는 심장을 식히며 6령고개 맞이하고
하루밤 쉬고 돌아 온 노란 나비
한마리가 춤을 추며 반긴다 나도 춤을 원한다
가파른 산길을 밟으며 인내하고 희망하며 걷고 또 걸으며
속비치는 여린 연녹색의 생명력을 맡으며 지나 온 시간의 연속에서
인내와 시간이 무엇인지 알았고 깊게 뿌리 박고 결연이 서 있는
8령 고봉거암에 앉아있는 왕나비 한마리 나도 그 자리에 앉고싶다
저멀리 점점이 박혀있는 섬과 양철 기와집, 닭 오리 돼지 염소.
돌담 사이로 솟아오릇 돌밭에는 마늘 양파 냉이가
외딴섬을 느리게 오가는 연락선의 환영을 받고
출렁이는 파도위에 호랑나비 타고 추억을 만들자 하네
거기는 어두워도 어둡지 앉고, 비가 와도 젖지 않고,
눈이 와도 미끄럽지 않고, 밥이 없어도 배 고프지 않고
한잔, 두잔, 말술에도 취하지 않고
붓이 없어도 그려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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