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동칼럼] 창조경제 기치 대학기술사업화 빨간불
[권혁동칼럼] 창조경제 기치 대학기술사업화 빨간불
  • By Kwon Hyuk-dong (atom@koreaittimes.com)
  • 승인 2014.06.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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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술사업화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 ‘10~’13년의 국내대학 기술지주회사에서 131개의 자회사가 설립되어, 1,400억 원의 매출이 발생되고, 900명의 신규 채용됐다. 국내대학의 4년간 성과를 생각하면, 결과는 좋지 않다. 어떤 서울 유명대학교 기술지주회사는 중소기업청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설립되어, 대학발 창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운영한 결과 대학에서 시작된 아이템은 3% 밖에 되지 않았다. 수익성에 집중하여, 외부에 투자를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었다. 지식에 창의성을 부가하여 사업화로 우리경제의 활력을 찾겠다고 공약하였다. 대학교의 풍부한 창의력과 연구력을 기반으로, 미국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주욱 나오길 기대했다. 그렇게 갔으면 좋았다. 현재까지 결과는 실망스럽다. 아무리 정부를 독려해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네들은 대놓고 안 된다고 보고하지도 못한다. 잘못 걸리면 생명이 위태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서슬이 퍼렇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척하기만 하고 있다.

왜 이렇게 부진할까. 개념이 잘못된 거다. 교수는 본질적으로 창업과 모험을 좋아하지 않기에 직업안정성이 좋은 교육자가 되었다. 학생은 창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훈련이 돼있지 않다. 이들이 창업을 하는 것은 농부가 포탄 쏟아지는 전쟁터로 나가는 것과 같다. 대부분 전사(戰死)한다. 아니면 동네가게와 같은 생계형 창업밖에 못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창업하여 우리경제의 활력을 일으키라는 건 무리다. 그럼 미국은 왜 잘 되냐고 벤처하다 말아먹어도 괜찮다고 하는 펀드가 어마어마하게 기다린다. 잘 될 때까지 기다린다. 망해도 또 도전의 기회가 많다.

어떻게 하면 기술창업이 잘 될까 답은 다른 곳에 있다. 대학이 아니라 회사와 연구소 쪽이다. 외환위기 때 상황이 어려워져 이곳에서 해고된 기술자들이 벤처붐을 일으켰다. 이쪽이 진원지였다. 자금도 풍부히 유입되면서 창업의 바람은 태풍으로 발달했다. 생채기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 KT, 건설회사, 증권회사 등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수많은 기술과 경영경험을 거친 사람들이 대상이다. 많이 퇴사할거다. 이들은 시장을 잘 알고 있다. 기업 운영의 경험도 가지고 있다. 기술기능도 훌륭하다. 이들에게 창업의 포커스를 둔다면 훨씬 더 효과가 클 거다.

기초・응용・개발의 긴 과정을 거치면서 개발된 연구 성과가 사업화되는 것은 이상적으로 좋다. 그러나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시작된 연구가 갑자기 제품개발에 크게 기여할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기술사업화 정책을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긴급하다. 우리 대학 구성원은 아직 창업에 준비가 안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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