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전공자들이 대기업에 취업이 잘되고 있다. 대기업 신규채용의 경우 이공계비율은 60~80% 정도이며 앞으로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인기회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공계를 우대하고 있다. 연봉도 매우 높고 전망이 밝아 취업시장에서 갑으로 통하고 있다. 문과의 경우 소위 스카이대학 대학정도를 졸업해야 대기업 취업이 무난하나, 기계·전자공학 전공의 경우 지역대학출신도 많이 입사한다.

2년전 서울 8학군의 어떤 여자고등학교는 문과 학급을 하나 줄이고 이공계 학급을 늘였다. 이과가 대학진학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학년 1등부터 50등까지 2학년 진급때 거의 이과를 선택했다. 이과는 ‘죽음의 조’라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반갑기도 하지만 착시현상도 있다. 올해부터 그동안 전문대학원으로 선발했던 의학·치의학분야에서 학부모집으로 많이 바뀐 영향도 크다.
이공계 대학 졸업자의 진로도 선진국처럼 다양화되고 있다. 이공계 출신이 로스쿨 진학도 많이 한다. 서울대의 경우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생 20% 정도가 이공계 출신이라고 한다. 법조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식재산권·의료·사고 등의 전문지식이 고도로 필요한 분야의 판사·변호사 수급이 좋아질 것이다. 사법서비스가 전문성 강화로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즈니스 스쿨도 많이 진학하고 있다. 명문 MBA의 경우 취업경험을 요구한다. 이공계대학을 졸업하고 MBA를 하면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는 경력관리가 되는 것이다. 영국 명문대학교 공학계 학생들의 반 정도가 금융계로 진출한다고 한다. 이들을 위해 학부수준에서 경제·경영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모처럼 이공계 선택이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수준 높은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원으로 진출을 많이 하지 않는다. 졸업후 수입이 적고 지방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자연계로 유인책과 지원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의·치·약학 분야도 임상보다는 연구개발과 기초연구에 많은 자원이 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래야 미래 주력이 될 수 있는 BT분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수도권에 대기업 연구시설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는 주요 대기업의 거대한 연구캠퍼스가 입주하거나 할 예정이다. 경기도 판교에는 벤쳐기업 연구소로 가득 찼다. 이유가 뭘까 서울 강남에서 30분 라인이 넘으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지의 유리한 점으로 인해 대덕연구단지 보다 수도권으로 우수인력이 몰리고 있다. 정부연구소에 대한 육성과 지원이 지금 매력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못하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이공계 우수인재 유치에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 등의 공공조직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관리형 제너럴리스트에서 이공계 전문가를 많이 뽑아 정부의 기능과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전기(電氣)를 모르는 산업부, 인공위성을 알지 못하는 미래부, 병(病)에 대해 모르는 보건부, 바다를 모르는 해양부, 광우병을 모르는 농림부, 안전을 모르는 안전행정부의 간부는 끔찍하다.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이공계 인재를 많이 채용하여야겠다. 이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도기술사회에서 정부의 경쟁력을 높여 갈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