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말기유통법) 시행에 앞서 보조금 분리고시(제조사 판매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을 나눠 소비자가 알기 쉽게 공시하는 것)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 부처 간 업계 간 이견과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단말기유통법의 의의와 가계통신비 절감 과제’ 토론회가 23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 소속 문병호·우상호·최원식의원이 주관하고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참여연대, 생생포럼이 공동 주최한 한 행사로, 국회와 시민단체, 업계 간 가계통신비 절감 논의가 이어져 주목을 끌었다.
우상호 의원 “소비자 불이익 막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바로잡아야”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진통 끝에 제정된 단말기유통법의 취지와 의의가 보조금 분리공시, 보조금 상한선, 사전승낙제, 긴급중지명령 기준 등 핵심쟁점에서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이견과 대립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자칫하면 진통 끝에 제정된 단말기유통법의 취지와 의의가 퇴색될 수도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이런 우려스런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해보고자 마련됐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도 "초기투자비용을 다 회수한 업체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바로잡아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홍 방송통신위 상임의원은 "3500만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단순한 기기가 아닌 생필품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분리공시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단통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고민하고 토론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 조성갑 회장(숭실대학교 IT대학 교수) 사회로 ▲단말기유통법 제정의 취지와 의의(미래창조과학부 류제명 통신이용제도과 과장)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이동통신시장 개선방향(KAIST 한현배 통신공학 박사, 아주대 겸임교수) ▲가계통신비 인하 및 통신공공성회복운동의 성과와 과제(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경제민주화네트워크 공동사무처장)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KAIST 한현배 통신공학 박사는 "단말기유통법을 통해 저가폰고 원하는 요금제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소비자가 느끼는 억울한 감정이 줄어들 것이고 장기적으로 혼탁한 시장을 정화시킬 것"이라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 역시 단말기 판매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마진은 1.5~2%를 추구하며 소프트웨어로 승부하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의 핵심적인 요구 사항은 단말기 요금과 기본요금, 정액 요금의 대폭 인하 및 개선"이라며 "과도한 통신비 부담으로 국민들의 고통과 부담이 큰 만큼 통신공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업자를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이승진 대회협력실장은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가격에 대한 균형 있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급변하는 통신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율적인 요금경쟁 환경을 구축해 ICT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통신시장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4일 보조금 분리공시가 포함된 단말기유통법 고시가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어서 단말기유통법이 소비자를 위한 제도로서 정착될지 아니면 반쪽 법안으로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