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요기업 CEO ‘연봉킹’에 올랐던 신종균 삼성전자 모바일(IM) 부문 사장의 연봉이 10분의 1토막 났다. 신 사장은 상반기에 16억4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113억4500만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1~2분기 실적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 사장은 1분기에 상여금으로 7억6800만원를 받았지만 2분기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76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0.02%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37.6%나 내려앉았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와 '갤럭시 S6엣지' 판매에 크게 기대를 걸었지만, 예상 밖의 성적표를 들어야만 했다.
S6 시리즈 총 판매량에 대해 21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공개가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수치를 함구한 가운데 시장조사기관들은 연간 4500만대 판매를 예측하고 있다.
이는 시장 반응이 뜨거웠던 제품 공개 초기에 역대 최고인 7000만대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크게 어긋난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역대 시리즈 중 최대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사장의 연봉과 실적부진을 거론하는 이유는 ‘대박’을 칠 것으로 기대했던 S6 시리즈의 판매량이 시원치 않자 최근 전기·전자업계와 증권가에서 ‘신종균 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기 때문.
갤럭시 S6 시리즈를 평가절하 한 말로 신 사장의 ‘전략 실패’를 꼬집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 ‘신종균 차별화 실패’ ‘신종균 무엇을 실패했나’ ‘신종균 오판인가’ 등의 기사들이 출고됐다.
그런데 애초에 S6 시리즈는 ‘이재용 폰’으로 불렸다. 지난 3월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베일을 벗은 직후 월스트리트저널, 타임지 등 외신들이 일제히 찬사를 쏟아 내자 ‘이재용 폰’이라는 단어가 신문을 장식했다.
신제품이 대박 조짐을 보이자 언론들은 이 부회장과 S6 시리즈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부심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갤럭시 S6 시리즈의 개발과 양산은 물론, 부품 수급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전(全) 과정을 챙겼다는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2014년 말 인사에서 실적부진을 이유로 주요임원들을 물갈이 하면서도 신종균 사장을 유임시켜 힘을 실어줬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이 부회장에게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뉘앙스다.
당시 재계에는 신 사장이 낙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2014년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6조4300억, 2분기 4조4200억, 3분기에 1조7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분기 2조원 이상씩 줄었기 때문.
한 언론은 ‘삼성의 가장 큰 과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업적으로 내세울 것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S6 시리즈 성공’이라고 보도 했다.
또 다른 언론은 ‘S6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실질적 리더로 올라선 뒤 발표한 첫 제품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갤럭시 S의 성공은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자랑이자 성장 동력”이라고 적기도 했다. 두 신문 모두 ‘이재용 폰’을 넣어 제목을 뽑았다. 이후 ‘이재용 폰’이라는 표현은 모든 신문지상에서 사라졌다.
지난 3월24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전용기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려던 이재용 부회장이 기자들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주머니에서 ‘갤럭시S6 엣지’를 꺼내들고 한 장의 사진을 띄워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사진에는 이 부회장과 그의 딸,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가 함께 했던 다정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부회장의 딸이 찍은 ‘셀카’다.
이 부회장은 “우리 딸 많이 컸죠”라며 기자들에게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바탕화면도 딸과 마주보며 환하게 웃는 사진으로 깔았다.
또 "카메라 화질이 참 좋다"며 화면을 직접 넘겨 보이기도 하고 기자들에게 “직접 만져 보실래요”라며 권하기도 했다.
신제품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과 기자들과의 ‘스킨 십’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갤럭시 S6 시리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 아니었겠냐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