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이 24일 대우증권의 매각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우증권의 시가총액 하락이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 열고,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은 패키지 또는 개별 매각을 병행해 추진하고, 산은캐피탈은 개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 매각을 추진하되 매각가치 극대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금리 인상을 저울질 중이고, 위안화 평가 절하로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다가 북한 도발 리스크가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급락, 산업은행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의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여론이 악화돼 ‘제값 받기’를 통해 돌파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총 하락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금) 증권시장에서 대우증권은 전날보다 550원 하락한 1만1천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21일(종가 1650원) 기준으로 5조2435억원에 달하던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은 한달만에 3조8224억원으로 1조4211억원이나 감소했다. 산업은행 보유 대우증권 지분도 이 기간에 2조2547억원에서 1조6436억원으로 6111억원 감소했다.
미국 금리인상 예고, 위안화 가치 절하, 대북 리스크는 모두 현재 진행형으로 향후 대우증권 ‘제값받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필이면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날 중국 상하이 증시 지수가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른바 ‘검은 월요일’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9% 하락하는 등 지지선인 3200선마저 무너진 3191.88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이 위안화의 가치를 8% 추가 절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증권 매수를 원하는 쪽은 증시가 빠질수록 싼값에 인수할 수 있어 관망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유력 인수 후보자로는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중국계인 시틱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