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 은행들의 월세 대출상품 실적이 지난 7월 현재 1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7개 시중은행들은 서민의 주거안정 지원 차원에서 월세 대출상품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정작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 이학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8일 제출한 은행권 월세대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권 전체의 월세 대출 건수가 11건에 불과하고, 대출액은 9000만원으로 건당 평균 800만원 수준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등 7개 시중은행이 월세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판매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잔액기준 평균 금리는 연 5.30%로 7월 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2.96%)와 비교하면 2%포인트 이상 높다.
신한은행의 ‘신한월세보증대출’ 상품의 대출 건수는 4건, 대출액은 모두 3000만원이었다. 주택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국민은행의 ‘주거행복월세대출’ 상품 취급 건수는 3건에 대출 금액은 2100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의 ‘월세론’은 1건에 불과했고, 외환은행의 ‘월세론’은 2013년과 2014년 말 기준으로 1건이었던 취급 건수가 올해는 아예 없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3년 4월에 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2013년 말 기준 대출 건수는 13건, 2014년 말은 16건에 불과했다. 대출 잔액은 2013년말 7700만원, 2014년말 1억4800만원이었다.
이학영 의원은 “저소득층이나 대학생, 취업준비생 대상의 월세 대출 실적이 없는 것은 결국 보여주기 상품을 만든 것”이라면서 “제도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8월 금융당국은 주거 취약계층의 월세 여건이 악화됐다고 판단, 다양한 월세 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을 시중은행에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월세 대출 운영 현황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소액 월세대출이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당국의 '지도'로 출시한 상품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