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단가 후려치기'로 하청업체에 손실 전가 논란
현대중공업, '단가 후려치기'로 하청업체에 손실 전가 논란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09.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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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울산대에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박근혜 대통령,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중공업은 이날 2500여개의 특허를 협력업체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1차 협력사를 통해 2차 협력사에게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분기 연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최근 등기이사 보수를 42억원에서 61억5000만원으로 늘려 잡아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단가 후려치기 의혹까지 제기돼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는 9일 “현대중공업은 올 4월 2차 협력사인 B사에게 최대 29%의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며 “1차 협력사인 A사를 통한 간접적 방식으로, 법적 책임과 비난 등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단가 후려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말에는 B사에게 최대 72%의 단가 인하를 직접 강요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거듭된 단가 인하 압박에 견디지 못한 B사는 인하폭이 심한 부품 10여개의 납품을 아예 포기했다.

A사는 B사에게 "납품단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대중공업과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말로 단가 인하 수용을 수차례 강요했고, B사는 원청인 현대중공업과 거래가 끊길 경우 생존에 위협받을 것을 우려해 무리한 요구지만 수용키로 했다고 뉴스토마토는 전했다.

지난 2011년과 올해 거듭된 단가 인하로 B사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B사는 단가 인하 요구를 받기 전인 2011년 35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10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중공업 입찰 제시가 현황'(2011년 말)을 증거로 제시한 신문은 “현대중공업은 B사의 30여개 발주 품목들에 대해 평균 23.8%의 인하를 요구했다. 5개 제품에 대해선 50%가 넘는 단가 인하가 강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제품에 대해서는 무려 72%의 인하율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당 수백원에 불과한 너트(Nut) 역시 70%가 넘는 단가 인하를 통해 1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납품할 것을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B사가 단가 인하시 부품 하락으로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현대중공업을 설득, 평균 납품단가 인하폭을 10% 수준으로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울산대에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박근혜 대통령,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중공업은 이날 2500여개의 특허를 협력업체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B사 대표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 등으로 얻은 손실을 중소기업들에게 납품가 후려치기 방식으로 전가하는 게 현실"이라며 "명목상으로는 1차 협력사인 A사가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지만, 그 뒤에는 현대중공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나 알 수 있다"고 신문에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납품 단가 조정은 업황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일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부당한 계약관계’가 언론 등 외부로 유출될 경우 계약관계를 끊겠다는 각서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은 “법적 책임과 사회적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협력사의 아킬레스건인 '거래관계'를 볼모로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협력 C사 대표는 "매년 갱신하듯 '불성실거래 협력회사 제재기준(세칙)' 각서에 서명을 해야만 했다"며 "언론 등 외부에 알릴 경우 계약해지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C사 대표는 또 "우리 역시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거래에 대해 언론 제보나 공정위에 신고할 경우 납품 거래 관계를 끊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해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에 대한 손해배상은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대기업들에게 낙인만 찍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보도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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