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방만 경영으로 기관평가에서 고작 C등급을 받은 한국관광공사가 이번에는 직원들에게 특혜대출을 해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관광공사가 1% 수준의 초저금리로 직원들에게 특혜 대출을 해줬다고 20일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이 관광공사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직원 133명에게 대출이자 1.1%의 조건으로 119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른 주거안정을 명목으로 1인당 1억원까지는 연 금리 1.1%, 1억원이 넘을 경우는 2.3% 금리를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대출이자 1%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고정식) 3.15∼4.84%의 3분의 1 수준. 박 의원은 “심지어 관광공사의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 1.5%보다도 낮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방만경영 개선 해설서'에서 주택구입·임차 자금에 대해 1%대의 이율로 대출해주는 사례를 대표적 사례로 꼽은 바 있다.
박 의원은 "면세점 사업 철수로 100억원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관광공사가 초저리 주택자금 대출로 재정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는 공공기관 평가(S, A, B, C, D, E등급 순)에서 'C'등급을 받았다.
관광공사의 이같은 방만경영은 낙하산 인사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보통 공공기관장으로 정치권이나 관계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임명되면 해당기관의 직원들은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이니 물러가라”, 다른 하나는 힘있는 기관장이 예산을 많이 끌어 오거나 관리감독기관으로부터 바람막이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관계와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들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는 임기만 채우고 물러날 것이기 때문에 '책임경영'을 하지 않는 다는 것.
박근혜정부 들어 관광공사의 낙하산 논란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 8월 4개월 째 공석이던 관광공사 사장에 국토교통부 1차관 출신인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취임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강원지사 출마를 이유로 임명 9개월만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을 던졌다. 정 사장은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강원미래발전특별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야당은 정 사장 내정 당시 “강원도 원주로 본사 이전을 마무리한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또 다시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난 변추석 전 사장 또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다. 교수출신으로 관광분야에 대한 실무경험이 전혀 없어 내정 당시부터 보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원로 코미디언 쟈니 윤 씨를 감사로 임명해 "코미디 하냐"라는 노골적인 비난을 산바 있다. 윤 감사는 지난 2007년 박근혜 의원이 미국 LA를 방문 당시 박근혜 의원 후원회장을 맡았다. 당시 야당의원들은 “전문성이 없어 특별한 전문성을 요하는 감사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바 있다.
<>파리 날리는 행사에 세금 ‘펑펑’ 한복 세벌 770만원 사용
방만경영 논란은 초저리 대출에 그치지 않는다. MBC는 지난 18일 관광공사가 파리만 날리는 해외행사에서 세금만 낭비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의료관광대전을 개최했다. 그런데 의료관광을 홍보하는 행사에서 케이팝 공연과 웨딩 박람회, 한복패션쇼까지 펼쳐져 1박 2일 행사에 13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관광공사는 2만명이 행사장을 방문해 3000건이 넘는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행사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관람객보다 참여업체 수가 더 많았다. (관람객은) 한 300명정도... 허탈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 직원도 방문객 수치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일부 참가 업체들에겐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항공료와 체류비가 전액 지원됐고 특히 관광공사 사장과 총영사 부부가 한복패션쇼를 위해 구입한 한복 세벌 가격이 770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관광공사는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필리핀을 돌며 의료관광 홍보 명목으로 25억원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