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찬성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일가에 79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철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5일 오전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에 삼성전자 등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줬다“며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1일 종가 기준으로 7900억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안겨 줬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7월17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함으로써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는 훼손됐다“며 ”반면에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번 합병의 본질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라며 “그 과정에 2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연기금의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5월 26일 합병계약 체결 이전 한 달 동안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해 삼성물산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그 결과 1대 0.35라는 낮은 비율로 합병이 성사돼 결과적으로 삼성일가에 7900억원을 안겼다.
국민연금공단은 또 지난 7월 10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투자위원회의 결정이 있기 3일 전인 7월 7일 오후 4시에 부적절하게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을 만났다.
안 의원은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라며 ”따라서 국민연금공단이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임원들을 만났다는 사실은 공단 스스로 합병의 실질적인 목적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와함께 지난 7월 7일 이재용 회장, 미래전략실 임원들과의 부적절한 만남이 있은 지 사흘 후인 7월 10일 무리하게 투자위원회를 개최해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안 의원은 “공단의 찬성 결정을 통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삼성에 포획된 국가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