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구상에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며 “다른 나라에서 근로자들의 일하는 시간에 맞춰 금융사들이 영업을 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개혁은 사실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노사합의에 따라 근무형태를 바꾸면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입사 10년 후에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한국의 금융시장성숙도를 87위로 평가, 아프리카의 르완다, 우간다 보다 낮춰 잡은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금융개혁 부진의 화살을 노조로 돌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융개혁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발언한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WEF의 발표 직후 금융위는 “지난해와 올해 진행됐던 금융개혁 추진성과 등이 반영되지 않았고, 기업인 대상의 만족도 설문조사 성격이 높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금융개혁 추진성과가 반영됐든 아니든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성숙도는 87위다. 때문에 같은 내용을 두고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우리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낡고 보신적 제도와 관행은 과감하게 타파해야 한다”며 금융개혁에 고삐를 당겨줄 것을 주문한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4시에 문을 닫는 것도 분명 문제이긴 하지만, 더 시급한 과제는 낙하산 인사 근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