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증권 매각이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19일 “현대증권 매각 관련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공시는 현대증권과 협상을 벌여 온 일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가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현대증권 인수절차를 진행해 온 오릭스는 인수계약 기간 연장을 않기로 하고 현대그룹측에 이를 통보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오릭스에 발행주식의 22.56%를 6475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지분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달 16일까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오릭스는 “일본계 기업이 한국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을 두고 각종 억측과 비난여론이 부담돼 계약 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수 작업을 지속하지 못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매각이 수포로 돌아가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그룹은 2013년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2조9280억원을 이행했는데, 현대중권 매각이 성사됐으면 이행률이 100%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3700억원 가량 부족한 상황.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자회사인 현대벌크라인을 통해 3000억원대의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구계획을 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매각 재추진 여부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논의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4월 산업은행에서 2000억원을 빌렸는데, 현대증권 매각으로 자금이 들어오면 갚는 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