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보도자료 살포에 기자도 독자도 "지쳤다"
롯데그룹 보도자료 살포에 기자도 독자도 "지쳤다"
  • By 연제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1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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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으로 일선 기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그룹 홍보실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보도자료를 전송해옴에 따라 기자들 사이에서 “지쳤다”, “지겹다”, "식겁하겠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복수의 언론사 기자들의 말에 따르면 독자들 또한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사를 송고해 봐야 ‘클릭수’가 안 나온다는 것. 네이버, 다음 등 주요포털에는 매일 롯데기사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수개월 전부터 보도자료를 살포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으로 올라간다.

롯데가 잠실에 제2롯데월드를 건립하면서부터 불거진 안전사고와 석촌호수 수위저하, 싱크홀 발생 때부터 롯데그룹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불만은 쌓였다. 아니 이명박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가 제2롯데월드 허가와 관련 특혜 논란이 시작이었다. 급기야 최근 신격호 총괄 회장이 “경영권은 장남에게 있다”고 발언한 직후부터 롯데는 하루에도 서너 차례 보도자료를 뿌려대고 있다.

롯데는 보도자료는 배포하기 전에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도자료 배포계획을 예고하고 있어 기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A신문사 한 기자는 “요즘은 문자 메세지가 들어오면 롯데겠거니한다”며 “데스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나치고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B신문사 한 기자는 “롯데그룹 기사 때문에 다른 대기업 기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 많은데, 앞으로 수개월 간 더 시달려야 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C신문사 한 기자는 “롯데측에서 보도자료를 살포하는 수준이라 마치 내가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을 생중계하는 느낌”이라며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독자들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시민 A씨는 “포털 기사에서 ‘롯데’라는 글자만 봐도 그냥 지나친다”며 “경영권 분쟁 초기만 해도 관심 있게 기사를 봤었는데, 지금은 아예 신경을 끄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민 B씨는 “사태 초기에 롯데가 일본에 근거한 회사인줄 몰랐다. 흥미로웠다. 신동빈 회장이 국감에 출석하는 뉴스까지는 챙겨봤는데, 법적분쟁 등 사안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따라가지 쉽지 않아 기사 읽기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민 C씨도 “신동빈 회장이 무난한 국회 데뷔전을 치러 롯데 사태가 일단락되는 줄 알았는데, 말그대로 점입가경”이라며 “이런 상태로 가면 롯데그룹 이미지만 더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사 데스크들의 고충도 비슷하다. A신문사 데스크는 “롯데 기사가 범람하긴 하지만 재계 5위 재벌의 상징성을 봐서라도 기사를 놓치면 ‘낙종’”이라며 “독자들이 읽지도 않을 기사를 기자들에게 쓰라고 하니 미안한 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으로 가기 보다는 롯데일가 세 부자가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찾아내는 게 국민들 피로감을 덜어 주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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