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넥스시장이 금융당국의 활성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정부는 2013년 7월 코넥스시장을 출범하며 “창조경제의 동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량기업을 두고 누가 중소기업에 투자하겠냐”라는 비판을 뒤로 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수혈을 위해 고안한 중소기업 전용주식시장이다.
코넥스시장 월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월 33억4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8월에는 20억8000만원으로 급감했고 지난달에는 14억8000만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달에도 지난 28일 현재 12억8600만원을 기록하는 낙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거래량도 지난 7월 최고치인 23만건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뒷걸음 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며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 탓에 코넥스시장이 되레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출범 초기부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코넥스에 등록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지 않자 기업의 공시의무를 축소해 주는 등 정책을 시행했지만 이것이 되레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가뜩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판에 공시를 축소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자들이 나오지 않은 것. 게다가 코넥스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로부터도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는 현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기본예탁금 규제를 종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하고, 7월에는 코넥스 전용 소액투자계좌(연간 3000만원)를 도입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유인했지만 3∼4개월이 지나도록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현재 소액투자계좌는 900여개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소액투자계좌 도입 전후보다 높아졌지만 올해 1월보다 낮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여전히 냉랭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실적도 정부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신규 상장사를 100개 늘리겠다고 장담했지만 현재까지 26개에 불과하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7월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무슨 일이 있어도 코넥스에 100개사 이상을 상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와 중견기업 사이에 놓인 기업들도 적자상태에서 상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업체들은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하고 있어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7개의 업체가 코넥스에서 이탈했고, 올해 들어서만도 지난해 두배 이상의 업체들이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코넥스시장 상장사는 총 89개다.
한 코넥스 상장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다소 부실한 기업들이 코넥스에 등록한 다음 코스닥으로 진출하려 한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침체가 이와 무관하지 않고 앞으로도 활성화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