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트렌드인가, 공정경쟁 제한인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두고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개토론에 나섰다.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함에 따라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소비자 선태권이 제안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방송과 통신의 결합은 글로벌 트렌드라며 맞서고 있다.
우상호·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방송·통신시장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가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통신과 방송을 아우르는 핫이슈인 만큼 통신 3사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미래부와 공정위, 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사안의 중대성을 새삼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사례로 들며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상무는 “올해 SK텔레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업간 인수합병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8.6%, 1.6% 감소했다.
그는 “우리기업들도 구글이나 애플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의 융합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과거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및 해외 동향을 예로 들며 SK텔레콤을 견제했다.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SK는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으로 지금의 시장 점유율 고착화가 됐다”며 “이번 인수가 인가되면 SK와 CJ 두 대기업간 공조로 SK텔레콤의 방송통신결합상품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미국은 1996년 통신법을 개정한 이후 시장구조를 악회시키는 합병은 사실상 불허하거나 제한해왔다”며 “인수합병으로 형성된 지배력이 강화된다면 경쟁제한이라는 소비자 피해, 공익과 충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T&T의 DirectTV(위성방송) 인수는 허용됐지만 규제당국(FCC)이 강력한 초고속인터넷 투자를 조건으로 내 거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콘텐츠와 플랫폼까지 독점하려 한다며 비난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은 국내 1위의 미디어 기업을 지향한다고 밝혔는데 미디어는 무료인터넷방송(OTT)과 다르기 때문에 혼동하면 안된다. 소유와 겸영 규제가 있다. 글로벌 트렌트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동안 네트워크 독점성 등으로 통신사 영업이익의 80%를 가져갔는데, 네트워크와 디바이스를 가진 업체가 콘텐츠와 플랫폼까지 한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당은 최근 관련행사에서 통신재벌들의 방송 진입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대표는 “4년 전에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시켜서 위성방송을 현재 운용 중인 데, 이번에 SKT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면서 유선방송에 참여를 하려고 하고 있다”며 “방송이 통신의 한낱 ‘끼워 넣기 상품’으로 전락해 공공성이 훼손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이번 사례는 재벌의 방송 진입을 막아놓은 ‘방송법’과, 통신사의 직접사용채널 운용을 제한하는 IPTV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