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현대자동차로부터 ‘업무방해’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던 자동차 정비 명장 박병일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소식을 접한 ‘안티’ 현대차 커뮤니티로 통하는 ‘보배드림’ 회원들은 열광하고 있고, 내년 1월 박 명장과 그룹미팅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국내 최대, 세계 5번째 자동차 메이커 반열에 오른 현대차는 자사 차량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해 온 국내 1호 자동차 명장을 고소했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하게 된 것이다.
4일 자동차업계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 3일 박 명장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고소 사건에 대해 ‘혐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인천 남동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보배드림 등 자동차 커뮤니티 회원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현대차에 대한 비난이 쇄도 했고, 현대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박 명장의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박 명장은 소비자고발 TV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2013년의 투싼ix 에어백 미작동 사고’ ‘2014년 송파구 버스 급발진 의혹’ ‘싼타페 및 아반떼MD 누수 논란’ ‘국산 자동차들의 에어백 문제’ 등을 지적했는데 현대자동차로부터 ‘괘씸죄’를 산 것.
<>대학교수들 빼고 박 명장만 고소 ‘학력차별고소’ 비난
그런데 이상하게 현대차는 박병일 명장과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2명의 대학교수들은 고소하지 않아 ‘표적고소’, ‘학력차별 고소’라는 비난을 샀다.
박 명장은 애옥한 가정형편으로 14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버스회사에서 정비견습공으로 생계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자동차정비 분야에서 최초로 ‘명장’ 타이틀을 확보했지만 현대차와의 고소 사건에서 ‘교수’ 직함에 밀려 차별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사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던 현대차는 그러나 검찰청 조사에서 로펌을 추가로 선임하는 등 박 명장의 ‘유죄 입증’에 총력전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명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경우 가중될 비난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박 명장의 무혐의 소식에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들은 일제히 축하의 글을 올리고 있다.
박병일 명장은 한 회원에게 휴대폰 문자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보배드림에 올린 글에서 “보배드림 가족여러분, 동차명장 박병일입니다. 현대자동차가 고발한 업무방해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건에 대해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경찰은 물론 검찰에서도 최종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보배드림 가족 여러분들이 내 일처럼 발 벗고 응원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조사중이여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박 명장은 또 한 회원의 미팅 제안에 내년 1월중 신년회를 겸해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에 앞서 오는 14일 현대차 곽진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보배드림 회원들과 공개 토론을 할 예정이어서 현대차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배드림 일부 회원들은 현대차를 '흉기차'라고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