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LG 등 주요그룹들이 2016년 임원인사를 종료한 가운데 CJ그룹은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달 17일 청년희망펀드에 25억원을 기부한 것 외에는 다른 그룹들 대비 뚜렷한 외부활동도 없다. 다름 아닌 오는 15일 비리혐의로 기소중인 이재현 회장의 최종판결이 내려지기 때문에 그룹이 초긴장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인사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어떤 판결이 내려지냐에 따라 대폭, 혹은 다시 소폭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체적으로 인사고 뭐고 그룹전체가 이 회장의 ‘집행유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직원은 형량에 관계없이 이 회장의 형이 확정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에 대한 확정판결이 늦어지면서 투자계획 지연은 물론, 그룹 전체적으로 경영 분위기가 말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혹시 실형이 떨어지더라도 그룹 입장에서는 미련 없이 플랜B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 9월 이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면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배임죄는 특가법보다 형량이 낮기 때문에 CJ그룹은 이 회장에 집행유예가 내려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안좋은 점도 CJ그룹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대표하는 사법불신 국민정서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