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인사는 ‘실기’ ‘자충수’ 평가 왜 나오나
CJ그룹 인사는 ‘실기’ ‘자충수’ 평가 왜 나오나
  • By 연제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12.24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룹 회장이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CJ그룹이 24일 소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너 공백 장기화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그룹 쇄신(刷新)과 활력을 위해 좀 더 과감한 승진인사가 단행됐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룹 수뇌부가 대폭적인 임원 인사를 통해 ‘전화위복’의 묘미를 살려야 했다는 것.  
CJ그룹은 통상 신임임원 20~30명 등 총 90여명 규모의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장기 부재로 2015년 인사에서 임원 13명만을 승진시킨 데 이어 이번에도 신임 임원 33명을 승진 발령하고, 기존 임원 43명을 재배치하는 선에서 인사가 일단락됐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지난 2013년 7월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면서 오너 공백으로 인한 경영차질을 재판부에 호소해 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된 투자금의 집행도 지지부진했고, 인수합병(M&A)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15일 2년6개월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그룹 분위기는 최악으로 가라앉고 있다.

CJ그룹 계열사 한 직원은 “임직원들 대부분 이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지병으로 형 집행정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그간의 관행을 깨고 실형을 선고해 적잖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CJ그룹의 인사를 두고 ‘실기(失期)’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들의 바람과 달리 박근혜정부가 사면과 가석방 요건을 엄격하게 한 만큼 이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았다.

광복절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냄에 따라, 정권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재벌 봐주기’ 논란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재벌그룹들은 총수가 수감되면 총수 부재로 인한 투자 및 고용이 위축돼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식으로 정권을 압박하곤 했다”며 “지난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민주화를 핵심공약의 하나로 설정한 만큼, 정치권력도 더 이상 마음대로 사면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CJ그룹은 총수의 실형 선고에 대비해 보다 폭넓고 공격적인 인사 및 조직 재정비로 총수공백을 메워 나갔어야 했다”며 “이런 저런 이유에서 이번 CJ그룹의 인사는 ‘실기’, ‘자충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제당 대한통운 CGV 등 주력계열사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원인이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으나 CJ그룹을 비롯 ‘총수 부재’ 그룹들의 주가는 오히려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박영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1년 말 대비 2014년 말의 주가 수준이 SK그룹은 33.3%, 한화그룹은 31.1%, CJ그룹은 21.2% 상승했다.

이들 그룹의 최근 3년간 주가 상승률이 다른 그룹들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난 것. 같은 기간 삼성그룹은 13.6% 주가가 올랐고 LG 7.4%, 롯데 1.0%, 현대차는 -7.6% 감소율을 보였다. 

박 의원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벌 총수들을 사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 C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 CGV, CJ대한통운 등의 올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CJ가 이번 임원 인사에서 대대적인 승진을 통해 그룹을 쇄신하고 활력소를 불어 넣어야 했다”며 “더 이상 총수입만 쳐다보는 구태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1206, 36-4 Yeouido-dong, Yeongdeungpo-gu, Seoul, Korea(Postal Code 07331)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4 (국제금융로8길 34) / 오륜빌딩 1206호
  • URL: www.koreaittimes.com / m.koreaittimes.com. Editorial Div. 02-578-0434 / 010-2442-9446.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Monica Younsoo Chung. Chief Editorial Writer: Kim Hyoung-joong. CEO: Lee Kap-soo. Editor: Jung Yeon-jin.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Yeon Choul-woong. IT Times Canada: Willow St. Vancouver BC, Canada / 070-7008-0005.
  •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