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피해자들 간의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일부언론이 “8년만에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 타결”이라고 보도했지만 반올림측 등에 따르면 재발방지 대책에만 합의했을 뿐, 사과와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협상 주체간에 이견차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올림-가대위-삼성전자 등 협상 3자는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의제 가운데 재발방지 의제만 12일 최종서명하기로 한 것.
삼성전자측은 이미 사과와 보상문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부터 자체적인 보상안을 만들어 150명 가량의 피해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100여명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완료했고 지속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나서고 있다는 것.
반올림측은 그러나 삼성측에서 이와관련 아무런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7년 3월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올림과 가대위, 삼성전자가 재발방지 문제만 합의한 것”이라며 “사과와 보상문제는 삼성이 거부를 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대화도 못해 봤다”고 말했다.
황 씨는 또 “삼성에서 자체적으로 보상안을 만들어 150명 정도 (피해자)가 신청을 했고 130명 정도를 보상을 해줬다고 하는데 진짜로 150명이 신청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삼성이) 아무런 자료를 안 내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피해보상을 받은 피해자들은 반올림이나 가대위에 소속돼 있지 않아 삼성이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것. 반올림에는 60여명의 피해자가, 가대위에는 6명이 소속돼 있다.
반올림측은 삼성전자 대표명의의 사과문도 진정성이 없다며 받아 들 일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올림측 한 관계자는 “삼성은 150명 정도가 피해구제 신청을 했고, 100여명에 대한 구제가 완료됐다고 하지만 최소한 반올림과 가대위에서 활동중인 피해자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상문제와 관련 반올림측은 공익재단 설립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조정위는 삼성전자에 1000억원을 출연해 공인재단을 설립하고 이 재단에서 피해를 보상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라고 했지만 삼성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조정위의 권고안을 거부하고 지난해 8월 1000억원을 사내기금으로 조성해 피해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설재단 설립을 거부하는 이유로는 재단이 설립되면 상시적으로 삼성전자를 감시감독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