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사장 백복인)의 지난해 해외 담배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올해는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T&G는 18일 지난해 해외 판매량이 465억 개비를 기록, 국내 판매량 406억 개비를 큰 폭으로 추월했다고 밝혔다.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담배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제기됐던 우려를 불식시키고, 50%대로 내수시장 수성에 성공한데 이어 세계 50여개국을 상대로 한 수출 또한 쾌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 시절이던 지난 1999년 26억 개비에 불과하던 해외 수출량은 2002년 민영화를 계기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5년 285억 개비에서 민영화 10년째인 2012년에는 407억 개비로, 15배 이상이 늘어났다. 지난해 기록한 465억 개비는 KT&G가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수치이며, 작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5,400억 개비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KT&G는 담배시장 개방과 민영화 직후 임직원들 사이에서 회사 존립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며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과감하게 제품 다양화와 품질 개선, 해외시장 개척에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 세계적인 담배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G의 지난해 권역별 판매 비중은 중동(48.8%), 아시아태평양(25.4%), 중남미・유럽(14.2%), CIS・중앙아시아(11.5%) 순을 보이고 있어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개척은 과제로 남아 있다.
제품별로는 ESSE(55.5%), PINE (29.2%), TIME(5.3%) 순으로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KT&G는 수출 초기부터 다국적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이란, 터키 등 중동국가들을 중심으로 우수한 품질로 승부수를 걸었다.
이후 초슬림 담배 에쎄(ESSE) 등을 앞세워 중동과 러시아, 동유럽은 물론 동남아시아, 북중미 등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적극 확대해왔다.
발빠른 제품공급을 위해 현지 생산 공장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2008년 이후 터키를 시작으로 이란과 러시아에 잇달아 공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의 6위 규모 담배회사를 인수하는 등 신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쳐왔다.
KT&G는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담배소비 감소가 최근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의 금연정책과 캠페인 강화로 중장기적으로는 내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향후 수출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는 “국내 수요 감소에 따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Top5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올해부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은 올해 KT&G의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2016년 KT&G의 내수 담배 판매량은 전년대비 11% 오른 799억본(40억갑)으로 추정된다"며 "수출은 전년대비 8% 증가한 22억2000만갑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 상승, ASP 상승으로 수출액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7886억원(별도 기준 매출비중 29%)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