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그 녀석,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1월초 드디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서비스 한달이 조금 지난 지금, 유저들 간에 호불호가 갈린다. 전세계에 유료 가입자만 5700만명에 이르는 ‘동영상 공룡’이 유독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본 기자가 한 달간 직접 사용해보면서 분석해봤다.
<>넷플릭스, 본격적으로 사용해보기
마치 신화와 같은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배경으로, 인류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신기술처럼, 넷플릭스는 기대를 한 몸에 안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평소 동영상 콘텐츠를 유료 결제하는데 주저함이 없던 ‘파워 유저’인 본 기자도 넷플릭스 서비스 론칭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 본 후기를 적어본다.
일단 PC, 스마트폰, 스마트TV, PS2, 애플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연동되는 넷플릭스 가입을 위해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아주 심플하고 정확하게 요금이 소개되며, 한 달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넷플릭스가 얼마나 간단하고 가벼운 서비스 프로그램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이용 동의 체크 박스 하나만 클릭하면 가입의 절반은 끝이 난다. 주소나 휴대폰 번호(선택), 성인인증 절차나 개인정보동의, 본인확인 절차도 전혀 없다. 무약정으로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안내 글귀도 나온다. 이 부분에서는 가입 절차가 간단해서 좋다는 유저 간의 의견과 성인인증이 없어 악용의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가입 완료를 위한 다음 단계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료 이용 기간임에도 카드 결제 정보를 미리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제용 카드는 마스터, 비자, 아멕스만 사용 가능하다.
다음은 이용할 요금제를 선택하는 순서다. 넷플릭스는 베이식(US$7.99), 스탠다드(US$9.99), 프리미엄(US$11.99)의 세 가지 요금제를 제공한다. 차이는 화질과 동시 접속 수인데,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평균 월 만원 안팎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가격 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다. 단, 활용 가능한 콘텐츠 수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드디어 넷플릭스의 핵심 기능인 개인화 설정을 할 차례다. 먼저 사용할 기기를 선택하고 프로필 명을 입력한다.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사용자에 대한 프로필 설정을 할 수 있다. 다음은 화면에 보이는 수 많은 콘텐츠 중 선호하는 3편을 클릭해야 한다. 바로 이 3편이 사용자의 기호를 파악하는 첫번째 기준이 되는 것이다. 선택이 끝나면 나만을 위한 추천 동영상 리스트와 함께 인기 동영상이 표시된다.
검색 기능도 있다. 요즘 가장 핫한 ‘잭블랙’을 입력하니 서비스되고 있는 출연작 목록이 나타난다.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고, 최신작도 없어 다소 실망스러운 순간이다. 전체 영화 목록을 뒤지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미드와 헐리웃 영화 일색인 데다 최신작은 좀처럼 찾아볼 수 도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운 한국영화의 경우 최신작이 2014년 개봉작인 ‘간신’, ‘경성학교’다(2월 18일 기준). 키즈 콘텐츠는 더 처참해서 국내 콘텐츠로는 ‘라바’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자막 서비스와 라이선스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돌아가 검색 결과 중 ‘나쵸 리브레’를 클릭해봤다. 영화에 대한 소개와 관련 동영상 등의 메뉴가 보인다. ‘상세보기’ 메뉴에는 감독, 배우, 장르, 등급 등을 나열하고 관련 동영상을 링크해 두었다. 재미 있는 것은 ‘영화 특징’이라는 부분인데, ‘나쵸 리브레’를 ‘푼수 캐릭터 영화’로 설정해 두고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슈렉’, 한국영화 ‘체포왕’ 등을 링크해 두고 있다. 자막은 영어와 한국어, 음성은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하게 서비스된다.

드디어 영화를 플레이할 차례. 지금부터가 바로 넷플릭스에 대한 실망감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UHD급 화질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했음에도 영화의 화질 상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인데다 동영상 컨트롤러가 제스처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일일이 바에 손가락을 대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단순하고 가벼운 기능이 가장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인 것이다. 다만 어떤 기기에서 해당 동영상을 보든, 전에 본 부분에서 이어볼 수 있다는 점은 깨알 같은 만족을 주었다.
<>넷플릭스 장점 VS 단점 총정리!
결론적으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을 증명해 내는데 그친 넷플릭스. 하지만 국내의 동영상 공룡 서비스인 올레 TV와 비교해봤을 때 서비스 가입비와 부가 서비스 이용료가 별도로 부과되는 일이 없고, 무엇보다 광고가 없어 클린하다는 것이 미련을 남게 한다.
마지막으로 본 기자가 직접 체험한 넷플릭스의 장·단점을 표로 정리하면서, 넷플릭스의 보다 개선된 모습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