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IT 거물을 만나는 법, ‘IPTV 파보기’
공짜로 IT 거물을 만나는 법, ‘IPTV 파보기’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2.2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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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TV 캡쳐

휴일에도 우리는 멀티플레이어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행위, 이것을 우리는 ‘TV를 본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쉰다'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띠리릭~' 버튼만 누르면 보고 싶은 영상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쉽고 편한 방법이기 때문일 거다.  

특히 인터넷방송(IPTV)이 생기면서 TV 앞에 붙어 앉아 ‘시간을 죽이는’ 경우가 늘었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IPTV방송협회가 발표한 'ICT 주요품목동향조사'에 따르면, 벌써 우리나라 IPTV 가입자 수는 1249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1069만여 명에 비해 16.8%나 껑충 뛴 수치다.
 
그런데 보통 IPTV를 켜면 무엇을 보는가 기자는 지난 예능, 드라마, 영화를 보기 위해 쉴 새 없이 리모컨을 움직이곤 했다. 많은 이들이 기자와 다르지 않을 터. 

올해엔 좀 달라지는 건 어떨까. 특히 IT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최근 절약을 위해 '냉장고 파먹기'가 인기인데, 이를 IPTV에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구석에 박혀 빛을 보지 못한 양질의 콘텐츠를 찾아 ‘IPTV 파보기'를 해보는 거다. 

'IPTV 파보기’의 장점은 무엇보다 공짜라는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기본 옵션이지만) 또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IT·경제용어를 많이 알지 못해도, IT 거물들이 직접 하는 말들을 아주 친절하게 제공되는 자막이나 더빙으로 들을 수 있다. 경제지 헤드라인에 등장할 만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건, 텍스트로 습득한 지식 보다 더 큰 감흥을 줄 수 있다. 또 거장들의 친구와 지인은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사생활도 들여다 볼 수 있어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직접 봐 볼까 기자는 LG유플러스 IPTV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예시로 사용하겠다. 리모컨이 잘 가지 않던 다큐·라이프 코너에 가면 100여 편의 무료 다큐들이 있다. 그 중 석달 전인 2015년 12월부터 제공하는 미국 블룸버그 TV VOD가 가장 유용했다. 게임체인저(GAME CHANGERS), 인사이드(INSIDE), 리스크테이커스(RISK TAKERS) 등 수십 편의 무료 다큐를 볼 수 있게 해놨다.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스티브잡스(애플), 빌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세르게이 브린&래리 페이지(구글), 레이 쥔&휴고바라(샤오미), 마윈(알리바바), 마리사 메이어(야후),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잭 도시&에반 윌리엄스&비즈스톤(트위터), 채드헐리(유튜브), 래리 앨리슨(오라클), 피터 틸&맥스 레브친(페이팔), 마크 안드레센(페이스북), 데이비드 카프(텀블러), 멕 휘트먼(이베이·HP), 드류 휴스턴(드롭박스), 제프 베조스(아마존닷컴), 크리스 앤더슨(3D 로보틱스), 엘론 머스크(테슬라 모터스·스페이스 엑스·솔라시티), 리드 호프만(페이스북·에어에이엔비 투자자), 세바스찬 스런(인공지능의 아버지), 폴 그레이엄&제시카 리빙스턴(Y콤비네이터)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CEO, 창립자, 스타트업 투자자, 과학자 등 다양한 IT 거물들의 다큐를 볼 수 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대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보면서 가장 눈에 띈 점은 '눈물 빼기 감동스토리는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직접 출연을 하거나 가족, 동료, 언론인, 투자자 등이 해당 기업이나 인물에 대해 평가를 하는데, 성공예찬 보다는 그 동안의 발자취를 충실히 담는데 포커스를 둔 듯 했다. 패널로 부른 사람들이나 인터뷰이를 통해 ‘친분관계’를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파트너십, 고소 고발, 아이템 경쟁 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각 IT 기업들 간의 관계도도 파악해 볼 수 있어 흥미를 돋운다.

LG유플러스 TV 캡쳐

뿐만 아니라, 진행자 에밀리 챙의 날카로운 질문은 콘텐츠를 보는 묘미이기도 하다. 그녀는 애플 카피캣, 중국의 애플이라 비난을 받기도 하는 샤오미의 초기 투자자들에게 "(레이 쥔이) 전에는 (스티브 잡스 처럼)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지금은 입지 않아요. 일부러 그런 건가요"라고 정체성을 물어 본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를 개발하는 세바스찬 스런에게는 "앞에서 다섯 사람이 사고를 당해 희생 될 상황이라면, (구글 무인자동차는) 운전자 한 명만 희생되도록 프로그래밍 해야 하나요 아니면 그냥 사람들을 치고 지나가게 해야 하나요"라며 기술 혁신의 윤리적인 결함을 꼬집기도 한다. 난처한 질문에 답하는 인물들의 표정, 말투, 내용 등을 통해 그들의 가치관을 짐작해보고, 각 기업의 미래 또한 예상해 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다음으로 IT 거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눈’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라는 물음부터 혁신이 시작됐다는 점은 좁은 관점으로만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 했다.

특히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계속 도전하는 엘론 머스크의 발상은 "멋지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 된 인물로 유명하다. 인터넷을 수단으로 지역정보(집투)와 금융(페이팔)을 혁신하려 했고, 우주에 대한 호기심 풀기 위해 스페이스 엑스(우주 탐사 회사)를 세워 개인회사 최초로 로켓을 쏘아 올렸다.

또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바라며 전기자동차(테슬라 모터스)와 태양에너지(솔라시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생산했던 테슬라 모터스가 위험에 처했을 때 페이팔을 매각해 번 자산을 투입하는 담대함을 보이기도 했다. 도전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 지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천재들의 이야기’는 그냥 참고만 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벌고 성공하기 위해’ 이 다큐를 보는 건 반대다. 우리가 이 무료 콘텐츠를 보면서 읽어야 할 것은 IT의 과거, 현재, 미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6하원칙을 곱씹어 가며, 자칫 우상이나 영웅처럼 느껴지는 그들의 삶과 생각을 자신만의 해석과 방식으로 재평가해봤으면 한다.

자, 준비 됐으면 리모컨을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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