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T에 러브콜, 주커버그가 왜?
삼성전자·SKT에 러브콜, 주커버그가 왜?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0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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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주커버그 페이스북 캡쳐

"삼성전자와 SKT, 마크 주커버그와 손잡았다." 최근 흥미로운 소식이 들렸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가 국내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7 스마트폰 시리즈 공개 행사에 주커버그를 깜짝 등장 시키며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기어 VR’ 합작 소식을 알렸고, SK텔레콤은 페이스북과 텔레콤 인프라 프로젝트(Telecom Infra Project, TIP)를 공동설립했다는 내용.

TIP는 페이스북, SK텔레콤, 도이치 텔레콤, 노키아, 인텔 등 30개국이 참여해 상호 핫라인 구축을 통해 통신인프라와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개발하는 글로벌 연합체다.

국내 기업들이 요즘 가장 '핫'한 페이스북과 손잡았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중요한 게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커버그가 왜" 두 회사가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상호 이익'이 있어야 한다. 주체를 바꿔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커버그가 그들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주커버그는 전략가다. 거액을 들여 왓츠앱, 인스타그램, 오큘러스를 인수했듯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 그래서 그런지 갑자기 최근에 본 주커버그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궁금증 해결을 위해 주커버그의 페이스북에 가 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그가 '왜 MWC에 가야만 했는지' 친절히 글이 남겨져 있었다. 역시나 인터넷 닷 오그(Internet. org) 때문이었다.

마크 주커버그 (사진출처: cio.economictimes.indiatimes.com)

요즘 주커버그가 '꽂혀 있는' 건 ‘인터넷 닷 오그’. 인터넷 닷 오그는 통신 시설이 낙후된 지역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인공위성·태양열 항공기 등을 이용해 지상에 통신용 레이저를 쏘아 무상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는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나머지 3분의 2에게도 인터넷 사용의 혜택을 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선행'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기업이다. 기업은 이익창출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주커버그는 어떤 '시장'을 보고 이 일에 뛰어든 걸까 다시 그의 페이스북 글을 보자.

주커버그는 "우리는 인터넷 오그를 통해 전세계를 연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텔레콤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며 "전세계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비용을 줄일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TIP가 영상이나 가상현실(VR) 같은 더 풍부한 형태의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5G망 성장을 가속화할 방법까지 협력하며, 인류가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 적었다.

글로 미루어 봤을 때, 주커버그가 인터넷 닷 오그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건 인터넷으로 연결된 하나의 세상. 그리고 VR 같은 더 발전된 형태의 콘텐츠를 향유하는 인류일 거다.

분석가들은 주커버그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인터넷 닷 오그에 몰두하는 이유는 일종의 광고 시장을 노린 '파이 키우기'라고 설명한다. 주커버그도 당장의 광고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무료 인터넷의 혜택을 본 사람들은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필요한 정보를 위해 비용을 지출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 만큼, 추후 인터넷 닷 오그를 통한 수익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듯하다.

주커버그는 미국, 유럽, 아시아의 통신사와 협력하며 '파이 키우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충분한 수요를 가진 세계적 그룹과 손잡아 차세대 기술인 VR을 선점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기어 VR'이 시사하는 점은 더 크다. 삼성전자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S7 시리즈 보다 '기어 VR'이 더 큰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주커버그는 오큘러스의 VR 기술 홍보에 성공 했다.

그는 또 삼성과 오큘러스의 'VR 기어' 합작을 소식을 직접 찍어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알렸다. 이 영상은 현재 325만 회나 재생 됐다. 뿐만 아니라 갤럭시 S7 예약 고객에게 기어 VR을 준다는 프로모션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닷 오그가 하드웨어의 부재로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하드웨어 ‘기어 VR’의 등장은 의미심장하다. 전세계에 인터넷망이 구축 됐을 때 오큘러스가 앞으로 만들어낼 ‘미래의 VR기기’가 다른 기술까지 집약해 스마트폰을 대체할 혁신적인 기기로 탄생할 수도 있다는 의심은 너무 섣부른 판단 일까. 최고의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삼성, 그리고 더 풍부한 콘텐츠 예시로 VR을 콕 찝어 언급했다는 면에서 의심스럽다.

혹자는 말한다. 주커버그는 세상을 개방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외에 선각자 빌게이츠 보다 더 높은 곳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야망을 가진 청년이라고. IT업계에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국내기업들도 주커버그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그와 손을 맞잡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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