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폴라, ‘감성’ 사라지고 ‘앨범’ 남았다
네이버 폴라, ‘감성’ 사라지고 ‘앨범’ 남았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0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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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폴라 화면 캡쳐

네이버가 한국의 인스타그램을 표방하며 만든 사진형 SNS 폴라. 2월 말 '완전히 새로운 폴라'를 만날 수 있다는 홍보에 기대감은 부풀어 갔다. 뚜껑을 열어 보니,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해결이 됐으나, 텍스트가 늘어난 탓에 생기발랄함이 없어진 인상이 남았다. 새롭게 태어난 폴라, 구석구석 들여다볼까.

<>'내 소식'을 전해주렴

폴라를 하는 대부분은 자신의 일상을 내보이고 공감받고 싶어 시작했을 게다. 기자도 그러했다. 기자의 취미는 그림그리기. 혼자 알고 있기엔 조금 아쉽고, 솔직히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나만의 보물창고' 폴라 계정을 만들었다.

가끔 포스팅을 했을 때 나와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내 그림에 하트를 꾹 눌러주면 그것으로 족했다. "폴라폴라" 하고 알림이 울리고 스마트폰 상단에 투박한 P가 떠 있을 때면, 밤이건 낮이건 새벽이건 열 일을 제쳐 두고 그걸 보곤 했다.

고마운 마음에 상대의 사진에 하트를 나도 꾹 누르거나, 댓글을 달거나, 팔로윙을 했다. 인스타그램 대신 폴라를 선택해 사진을 올리게 된 것도, 이런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가 차곡차곡 정성들여 쌓아놓은 공간을 누군가가 사랑해주고 있구나 하는 소중함도 있었다.

그런데, 업그레이드 된 '폴라 2.0'은 그런 내 맘을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새롭게 바뀐 폴라는 내 이웃들의 소식을 세세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누가 누구와 이웃을 맺었는지, 어떤 앨범을 만들었는지. 알림이 오기 시작했다.

좋은 정보 이지만, 내게는 불필요 했다. 추천의 한 방편으로 이러한 기능을 추가해 알림을 시작했겠지만, 포털이나 홈쇼핑, 소셜 커머스 등에서 오는 푸쉬만큼 귀찮았다. 무엇보다 '내 소식' 아니라는 점은 슬펐다. 폴라는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한 곳이다. 주체는 '이웃'이 아닌 '나'여만 한다. 그래야 기쁘다.

<>새 옷 입은 폴라, 네이버 리빙이 생각나

무엇이든 첫 화면이 중요하다. 폴라의 장점은 '광고'가 없는 청정 지역 이미지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첫 화면이 포털과 너무나 닮아졌다. 검색 바가 있고, 다음에 폴라 이벤트와 바뀐 폴라를 설명해주는 '내 마음대로 앨범 편집하기'. 그리고 다른 폴친의 취미를 보여주는 추천 앨범, 다음은 일상 폴라, 핫 태그, 핫 픽 순으로 배열되고 있다.

그냥 시간 대에 맞는 이미지를 큼지막하게 보여주던 예전이 그립다. 트와이스 사나와 사진작가 진수경의 콜라보를 가장 상단에 배치한 건 이벤트이지만, 광고 같은 느낌이 강했다.

만약, 진수경 사진작가가 원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는데, 폴라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어 이런 이벤트를 구상했고, 그만큼 폴라는 여러분의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는 문구가 이었다면 다르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멘트는 없었다. 작가의 앨범을 보고 계정을 팔로우 하면 최신카메라와 네이버 페이를 준다는 말밖엔. 그게 광고처럼 느껴지는 건 필자뿐이었을까. 물론 사진도 훌륭했고, 마음에 들었다. 설명의 디테일이 부족한 느낌. 그리고 전체적으로 네이버의 리빙 카테고리 같은 배열로 변했다. 폴라는 나에게 상상력을 불어넣는 공간이었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보는 음식, 풍경, 그림, 일상 등을 엿보면서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감탄했던 곳. 하지만 텍스트가 채워지는 순간, 상상의 날개는 접혔다. '너는 이걸 봐야해' 하는 강요를 받는 것 같아, 더 거부감이 들었다.

폴라 사진 올리기

<>이제 한꺼번에 사진들 올라가서 좋았는데…

폴라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함께 올리지 못한 점이었다. 특히 미술관에 다녀왔을 때처럼, 한 가지 주제로 포스팅을 하고 싶을 때 말이다. 이제 최대 10장까지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튕긴다. 기자가 테스트로 오전에 남편과 먹은 토스트와 생일에 받은 케이크 사진을 편집해 포스팅 하려고 시도 했으나, 두 번이나 폴라 앱이 중지하겠다고 알려줬다.

정성스럽게 썼던 태그와 사진 보정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인듯 싶다. 또한 '소셜 포토블로그'라는 이름을 단 만큼 유저들은 사진을 저장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포스팅 할 시간이 부족할 때 미리 사진을 저장해두고, 나중에 태그나 글귀를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우선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폴친 추천에 '그만 볼게요'를 설정해 중복되는 추천을 줄인 것은 참 좋았다. 덕분에 다양한 폴친의 콘텐츠를 볼 수 있었고, 새 친구들을 팔로윙 할 수 있었다. 또 사진 편집 스티커를 추가한 점은 유용해 보였다.

<>'앨범'에 역점 뒀지만, 포스팅 위주로 보여줬으면

이번 폴라 2.0의 핵심 변화는 '앨범' 인 듯 하다. 앨범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을 곳곳에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앨범은 폴라 앱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한 선택이지, 정작 보여줘야 할 것은 각각의 포스팅인 듯 싶다. 그러므로 포스팅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내 페이지에 가서도 시원하게 내가 여태까지 올렸던 콘텐츠들을 먼저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래, 내가 이렇게 정성들여 열심히 했지'라며 뿌듯한 생각이 든다. 다른 사용자를 찾아 볼 때도 그렇다. 앨범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해주고 있긴 하지만, 여러 개의 포스팅을 한꺼번에 먼저 볼 수 없어 답답했다. 목표로 하는 콘텐츠가 있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건 번거로웠다.

<>현재 폴라 2.0 성적은

플레이 스토어에서 새로워진 폴라 앱을 다운 받은 유저들의 평가를 보면, 5.0점 만점에 4.0 그다지 높은 점수는 아니다. 낱장이 아닌 앨범 단위로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존 폴라의 감성이나 사진 저장 기능의 부재, 오류, 타 SNS와의 차별성 부족 등은 아쉬움으로 평가되고 있다.

<>'폴라 2.0', 이렇게 보완을 해볼까

심플 이즈 베스트. 옛날의 소박한 감성을 복구해줬으면 싶다. '나우 태그'를 다시 부각시켜 사람들의 현재 감정을 알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시간, 상황, 분위기, 날씨에 맞는 콘텐츠가 배열되었던 폴라의 강점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 앨범은 해당 유저 한 명을 선정해, 대표할 만한 포스팅 사진을 여러개 크게 배치해서, 시원하게 보여줬으면 한다.

여기에 추천자의 코멘트를 간단한 소개나 댓글로 남겨준다면, 금상첨화. 그러면 폴라팀과 직접 소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정성을 다해 포스팅을 하면, 자신의 콘텐츠가 최우선으로 노출 될 수 있다는 희망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나와 감성이 비슷한 폴친 추천은 그때 그때 올리는 포스팅에 덧붙여진 해시태그로 결정되었으면 한다.

지금은 첫번째 홈 버튼을 누르면 나의 폴친들의 포스팅 현황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는데, 그것 보다는 추천하는 폴친의 포스팅을 크게 보여줘서 더 많은 폴친들과의 교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사진 저장 기능은 최우선 해결 과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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