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 2015 참관기] 국제행사 무색... 중국식 폐쇄성으로 갈길 멀어
[WIC 2015 참관기] 국제행사 무색... 중국식 폐쇄성으로 갈길 멀어
  • By 김형중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 승인 2016.03.0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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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지난해 12월 16일부터 3일간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우전(烏鎮, Wuzhen)에서 제 2회 월드인터넷컨퍼런스(WIC 2015)가 열렸다.

제1회 행사도 우전에서 2014년 11월 19일부터 개최된 바 있다.이름은 거창한 국제행사처럼 보이나 실상은 해외 거물급 인사들이 초청된 중국 국내행사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TV는 매 시간마다 WIC 2015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서 SBS가 매년 여는 서울디지털포럼(SDF)과 유사한 행사라고 보면 된다.

우전은 '중국의 베니스'라 불린다. 이런 별명은 2014년 제1회 WIC행사를 개최한 후 처음 붙여졌다. 고속철로 상하이의 홍차오역에서 남서쪽으로 40분을 달리면 퉁샹역에 이른다. 거기서 북쪽으로 택시를 타고 한참 달리면 우전 입구에 도착한다.

거기서 승객들은 삼엄한 검문검색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해외 여행객들은 원천적으로 입장이 불허된다. 타고 온 택시도 들어갈 수 없다. 그 경계선을 넘어서면 아예 택시가 없다. 그래서 버스로 갈아타고 다운타운으로 들어가 종점에서 내리면 이후로는 걷거나, 잘 흥정해 주민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행사장에 들어가려면 또 다시 검문소를 거쳐야 한다. 여기서는 등록된 주민이나 행사장 입장권 소지자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러고도 행사장 입구에서 또 입장권 조사를 한다.

시진핑 (사진출처: 시진핑 위키백과)

인구 6만의 작은 읍 같은 이 공간은 철저히 통제되어 주민도 거의 왕래가 없고 행사기간중에는 다운타운의 매장도 거의 문을 닫는다. 가끔 보이는 행사 안내 깃발을 빼면 이곳에서 국제행사가 열린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하다.

WIC 참석자들은 다양한 토론 기회를 갖기 원했으나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된 일부 비공개 사이버보안 세션에는 많은 참석자들의 입장이 거절되었다. 의전은 훌륭하나 행사에서 산출된 결과들을 알려주는 통로가 미흡하다는 불평도 있었다.

WIC 2015의 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사이버주권에 대해 강조했다. 사이버공간은 법의 지배를 뛰어넘는 공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의 사이버 주권이란 개념은 각 나라마다의 인터넷 주권을 존중하고, 각 나라마다의 고유한 인터넷 관리 모델과 개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라고 세계에 촉구하는 것이다.

행사장에서는 인터넷 플러스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었다. 인터넷 플러스는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IT융합 정도의 개념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제조, 금융, 의료, 농업 등에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자는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WIC를 통해 우전을 다보스처럼 키우고 싶어한다. 그러나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아직 세계적인 포럼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을 비롯 서방국가들은 중국 대사관에서 대표자를 보냈다.

한국에서는 언론에서 아예 보도하지도 않았다. 이런 면에서 아직은 글로벌 행사로서 미흡한 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2016년 행사는 어떤 형식으로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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