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엄마 수다폰’ 만들어 주세요!
‘젖먹이 엄마 수다폰’ 만들어 주세요!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1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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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단따 딴따 단딴따~♬' 친구에게 영상전화가 왔다. 6개월 된 아가를 한쪽으로 메고 내 이름을 불렀다. "인욱~!"

참으로 반가운 목소리였다. 인천의 한 중학교 동창인 우리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추억을 공유했던 사이다. 하지만, 난 인천을 떠나 서울로 시집을 왔고, 인천에 눌러 앉은 친구는 돌도 안된 아들이 있다. 서울~인천이 지척 같아도 애 딸린 주부와 직장 다니는 나, 고로 우리는 '무척' 만나기 어렵다.

출처: Korea IT Times DB

그래서 카톡이나 전화는 우리를 연결해주는 '수다방'이었다. 하지만, 가끔은 직접 만나 폭풍 수다를 떨고 싶다. 

이심전심이다. 친구에게서 영상전화가 왔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친구가 수를 낸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영상통화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마구 풀 수 있었다. 예전처럼 친구와 마주앉아 수다를 조잘조잘 떠는 기분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훼방꾼이 나타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가, 그것도 ‘절친’의 어린 아들이지만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있는 ‘우리’에게는 적잖이 성가신 존재다. 얌전히 있던 녀석이 갑자기 도리질 치고, 손을 허우적대면서 스마트폰 시야를 가리더니 성에 차지 않은지 칭얼대더니 결국 울음보가 터졌다. 

결국 녀석의 엄마, 내 친구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인욱아, 다음에~.” '아, 진짜 통화하기 정말 힘들다… 나, 처녀 때로 돌아갈래~~!' 절로 탄식이 나왔다.

비단 기자뿐이랴. 아이를 키우는 부부는 물론이고 그 지인들이라면 낯선 풍경이 아닐 터. ‘우연은 발명의 아버지’라고 했던가. 갑자기 ‘엉뚱한 상상’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이 저절로 요리조리 친구를 비춰줬다면 예전처럼 5분, 10분, 1시간도 넘게 전화를 했을지도 모르잖아'
'육아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카메라들이 삼둥이를 찍어댔듯, 내 친구를 스마트폰이 여러 각도로 찍어줘서 한 손이 자유로웠다면 어땠을까'

'밖에서 반려견 안부도 확인할 수 있는데 사람 안부를 이렇게 어렵게 확인해서야!'
'스마트폰의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사방으로 움직이면, 카메라가 그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사물인터넷은 아직 개발이 안된 건가

‘아니면, 사면에 카메라가 있다면’
‘스마트폰을 손에 대지 않고도 찍을 방법은 없는건가’
'360도 영상 시대는 대체 언제 오는거야'

불만을 모두 쏟아내고 나니 그런 ‘착한’ 스마트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사진이나 영상의 화소 경쟁에 치중해왔는데, 그것보다 '삶을 담는 방법'에 대한 통찰도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주목할만 한 건 최근 가상현실(VR)이 화두가 되면서 ‘360도 카메라’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점이다. 덩달아 IT 기업간 합종연횡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은 페이스북(오큘러스)과, LG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어360을, LG전자가 LG 360캠을 공개 했다.

인텔도 리얼센스 3D카메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스라엘 리플레이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또한 액션캠업체 고프로는 지난해 구글과 함께 360도 카메라 오디세이를 한정판매 하기도 했으며, 니콘은 지난 1월 키미션 360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코는 지난달 리코 세타라는 액션캠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셀피’나 동영상을 찍고 보고 올리고 ‘카메라’라는 쓰임새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끼우고 360도 돌며 통화하기를 대체할 ‘360도 화상전화’ 말이다.

사물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집에 있는 가스나 보일러 등을 켜고 끄는 ‘사물’에 초점을 맞춰 인간의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물이 아닌 ‘인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편의성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아가의 기분 변화에 따라 조도, 온도, 음향, 장난감 등 주변 환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반대로 스마트폰이 엄마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연스럽게 따라와 준다면, 엄마의 품 안에서 보채는 아기를 달래며 화상통화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이 미래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자는 기대해 본다. 360도 화상전화를 하면서 내 친구가 아이 걱정 없이 오랫동안 나와 수다 떨어줄 수 있는 진짜 똑똑한 스마트폰이 빨리 출시되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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