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 개발협의회는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 11개국 중 3~5번째로 저렴하다고 발표했다. 비교국은 독일, 미국, 스웨덴,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 호주로 PPP(구매력평가) 환율 기준을 적용했다. “3~5번째로 싸다고” 이번 통계를 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 저 11개국은 기본요금이 있나. 할부금 바가지 쓰나. 소득대비 통신비는 대한민국이 제일 비싸." "요금 올리려고 워밍업 하는 건가요" "국민소득, 물가지수 반영하지도 않고 단순 비교하면 당연 싸겠지." "핸드폰 구입비용 높은 건 선두 다투는 건 왜 빼냐"
공감할 수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왜 통계치와 국민 체감도가 차이 나는 걸까. 어떻게 보면 댓글에 정답이 다 나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 개발협의회와 정반대의 통계를 보이는 보고서가 있다. 'OECD Communications Outlook 2013'. 이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월평균 가계통신비 중 이동통신비(mobile)는 115.5달러(PPP, 구매력평가지수기준)로 OECD 조사 26개국 중 가장 많았다.
유선전화(fixed), 인터넷, 이동통신비를 더한 우리나라 월평균 가계통신비도 2011년 기준 148.39달러로 일본(160.52달러), 미국(153.13달러)에 이어 OECD 26개국 중 3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은 4.3%로, 최고였다. 멕시코가 4.2%, 칠레가 4.1%로 2·3위를 차지했는데, 우리나라 통신비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이 아닌 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 말해야 옳지 않을까 전체 OECD 33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평균은 2.7%다. 우리나라의 통신비가 얼마나 비싼 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의 '2015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가 지출한 월 평균 통신비는 14만7700원이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 3000원,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월평균 소득의 3.38%, 월평균 지출의 5.7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과연 적은 금액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정부는 같은 통계를 보면서도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원래 이동전화 시장의 '경쟁 활성화' 카드로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출범'을 꺼내 들은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더구나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국내 가계통신비 부담이 감소 추세에 있다"며 "통신비 기본료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국내 통신시장은 3개 통신회사의 과점체제가 10년 이상 고착화되면서 공공성보다는 기업성의 이윤 추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조속히 제4이통사를 선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업과 인터넷 최강국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국민으로서 최신 스마트폰을 쓰면서 합리적인 통신비를 지출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건 욕심일까. 그냥 알뜰폰에 만족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 주체·사용목적에 따라 '견강부회하는 ‘숫자놀이’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