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 준비에 분주하다. 작년 말 금융위원회는 두 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승인하고, 최종승인이 날 경우 두 은행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매장으로 승부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향후 금융업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기대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강점으로, 오프라인 점포 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 예·적금 금리를 향상, 10%대의 대출 금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창업 준비 고객에게는 권리금 책정, 상권분석, 가게홍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맞춤형 창업자금 대출을 진행한다. 물론 4시까지 은행을 찾을 필요도 없다. ‘영업시간’은 24시간 풀타임이다.
K뱅크의 경우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전국의 은행, 편의점, 공중전화 부스 등을 ATM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풀타임으로 고객의 문의에 응답하는 ‘금융봇’,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이용한 금리제도 등 타은행과는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들을 선보인다.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는 ‘카카오스코어’는 쇼핑몰 이용 실적이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톡이 기반이 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카카오톡 기반의 송금 서비스, 앱투앱 결제 방안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뱅크는 고객과 고객, 고객과 가맹점, 고객과 기업을 직접 연결해주는 ICT 기술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오프라인 본점은 각각 한강 이남과 이북에 둔다. K뱅크는 광화문, 카카오뱅크는 판교. 두 은행이 광화문과 판교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판교에는 IT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카카오뱅크는 핀테크가 인터넷은행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K뱅크의 경우, 광화문에 위치한 KT 본사와 주주사인 우리은행 본점과의 근접성이 위치 선정에 고려됐다.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떤 모습일까. 구글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은 사무실에 칸막이를 제거하거나 휴게실을 설립하는 등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업무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본점 설립 진행을 결정한 카카오뱅크와 K뱅크 또한 혁신을 더한 사무실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상반기 출범을 기대했던 두 은행은 작년 11월 2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은 지 꼬박 넉 달이 흘렀음에도 사업개시를 못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상반기에 본인가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간 지분제한 완화 규정을 담고 있는 ‘은산분리 완화’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계류가 가장 큰 이유다.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IT기업(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기존 4%에서 50%로 늘려주는 게 골자.
이 은산분리 완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내 의결권 지분과 보유지분의 불일치라는 문제가 생기게 되며 사업진행에 있어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런데 개정안은 지난 2월 본회의 문턱도 못 넘어보고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야당의 반대와 4·13일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연내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