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 3'가 베일을 벗었다. 반향은 '전기차의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하다. 사전예약이 사흘만에 27만6000대를 넘어서며 12조 1700억원(106억 달러)의 매출을 보인 것. 2018년이 돼야 탈 수 있는 차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다니...
이유는 명확했다.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 가격' 때문. 모델3의 기본가격은 대당 3만5000 달러(4000만원). 옵션 등을 추가한 대당 평균가격은 4만2000달러(4천800만원)다. 테슬라의 전 모델인 모델 S나 모델 X의 가격이 7만~8만 달러(8000~9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모델 3를 우리나라에서 산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도 살 수 있다.
모델3는 한 번의 완전 충전으로 215마일(346km)을 달릴 수 있다. 완전 정지 상태에서 60마일(약 96.5km)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시간인 '제로백'은 6초, 프리미엄 모델3의 경우 이 제로백을 4초대로 줄일 예정이다. 모델3의 안전성은 모든 평가부문에서 최고였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THSA) 기준으로 모두 최고 등급인 별 다섯개 등급을 받았다.
합리적인 가격의 성능 좋은 전기차를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는 '전기차의 혁명'은 이미 판이 짜 있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대담한 모험가로 불리운다. 그는 "인류의 화석에너지 중독을 중단시키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전기차 사업에 매진했다.
테슬라의 재정위기가 오자, 집투와 페이팔을 팔아 벌어들인 전재산 모두 털어 회사를 구해냈고, 모델 S의 양산을 위해 꼭 필요했던 정부대출금을 지원 유치를 성공시켰다.
여론은 좋지 않았다. 실패한 회사에 왜 돈을 쏟아 붓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는 상환기간을 9년이나 앞당긴 2013년, 원금 4억6500만 달러와 이자·보너스를 합친 금액을 모두 갚았음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모델 S를 구입한 모든 이들에게 영구적인 전기 충전을 약속하고 미국 전역에 충전소를 늘리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엘론 머스크가 신뢰를 보여주자, 고객은 구매로 화답했다.
"사람들이 타고 싶어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 전기차에 대한 엘론 머스크의 신념은 늘 분명했다. 세상을 관찰하고 20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는 대담한 모험가, 그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타깃팅도 분명히 했다.
먼저, 고가의 전기차를 소수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드는 1차 단계, 최초의 전기차 모델 '로드스타'가 대표적이다.
이는 전기차는 골프카트 같은 소형차라는 통념을 깨뜨렸다. 다음단계는 적절한 가격에 전기차에 대한 적당한 수요를 끌어들이는 것. 전작인 모델 S와 모델X가 만들어졌다. 최종단계는 합리적 가격의 전기차를 대중이 향유하는 단계, 바로 모델 3다. 테슬라는 2020년까지 모델 3의 연간 생산목표를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소비하는 전기차를 대중이 향유하는 시대, 엘론 머스크의 꿈이 눈앞에 다가 온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태양전지공급업체 솔라시티의 회장이자 대주주이다.

이렇듯 분야를 막론하고 도전을 거듭하는 엘론 머스크, 그는 어떤 인물일까
손에 닿는 건 무조건 읽어 제끼는 책벌레. 사교성이 떨어지는 ‘아는척쟁이’ 꼬마. 어릴 적 엘론 머스크의 부모는 그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1971년 남아공에서 엔지니어 아버지와 모델 겸 영양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박학다식했던 그는 12살이란 어린 나이에 블래스타라는 게임을 만들고 이를 팔 궁리를 할 정도로 천재였다.
엘론 머스크는 남아공의 강압적인 병역의무 거부하고 캐나다를 거쳐 기회의 나라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했다.
28살에 전화번호부를 대체할 도시별사업체 정보리스트를 만들어 신문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인터넷 회사 집투를 성공 컴팩에 당당히 매각해 백만장자가 됐다. 그 돈으로 제일 먼저 한 일은 비싼 스포츠카를 구입한 거다. 어쩌면 그의 자동차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백만장자가 된 만큼, 휴양섬을 사서 평생을 놀고먹으며 살 수도 있었지만, 엘론 머스크의 도전은 계속 됐다.
상대적으로 혁신이 부족한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은 일상화 된 전자송금을 목표로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체 '엑스닷컴(X.com)'이라는 회사를 1999년 세웠다.
후에 피터틸과 손잡고 전설적인 벤처 페이팔을 공동창업한다. 엘론 머스크는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15억 달러에 매각하며 1억 달러를 손에 쥐었다. 고작 그의 나이 서른 살 때의 일이었다.
그의 호기심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지구 밖까지 이어졌고, 이로 인해 태어난 회사가 테슬라, 솔라시티, 스페이스 X다. 스페이스 X는 로켓을 우주 궤도에 진입 시킨 최초의 민간업체다. 그의 꿈은 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러시아 중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통해 로켓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에 도달할 로켓을 만들기 위해 또 공부했다. 밤낮을 모르고 로켓개발에 매진하는 CEO 때문인지, 스페이스 X 직원들은 미국의 정보기술(IT)업체 중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제는 '억만장자'가 된 엘론 머스크,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의 우리돈 16조원(136억 달러)에 달한다. 세번의 이혼이라는 꼬리표를 단 그는, 바람둥이 같은 영화 아이언맨의 캐릭터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 2008년 첫 번째 부인인 저스틴 머스크와 이혼했다. 8년간의 결혼생활을 한 그는 슬하에 5명의 아들을 두었다. 이후 영국 배우 탈룰라 라일리와 지난 2010년 결혼을 했다가 2012년 이혼했다. 그리고 또다시 18개월 만인 2013년 7월 재결합했다. 그러다 다시 지난달 이혼했다고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를 호기심과 추진력을 지닌 대담한 모험가 엘론 머스크. "정말 중요한 일인가"라는 물음을 최우선에 두고 살아온 인생. 앞으로 그가 펼칠 또 다른 혁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