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그룹(회장 허영인)은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천연효모를 발굴해, 국내 최초로 제빵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SPC그룹의 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연구진은 11년간 1만여개의 토종미생물을 분석해 제빵에 적합한 순수 토종효모발굴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토종효모 발굴을 위해 청정지역인 청풍호,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미생물을 채집하고, 토종꿀, 김치, 누룩 등 한국의 전통식품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 지방의 5일장을 찾아다녔다.
천연효모의 명칭은 SPC그룹과 서울대학교의 이름을 따 ‘SPC-SNU 70-1'. 이 효모는 ▲발효취가 적고 ▲풍미가 담백해 다른 원료의 맛을 살려주며 ▲쫄깃한 식감을 낸다. 또 ▲제빵 적성에 맞는 발효력을 지니고 ▲빵의 노화도 지연시킨다.
효모는 빵을 발효시키고, 맛과 향, 풍미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그러나 오랜 연구 시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관련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상대적으로 ‘천연발효종(효모와 유산균이 공존하는 배양물)’에 관한 연구는 활발한 편이나, ‘천연효모’의 생화학적, 유전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기초 연구는 전무했다.
서울대 서진호 교수는 “이번 토종천연효모의 발굴은 백사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낸 것과 같다”며 “고유한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국내 발효식품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집념이 녹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빵의 핵심인 ‘효모’에 관한 꾸준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11년간 연구진을 전폭 지원했다.
SPC그룹은 작년 9월 ‘SPC-SNU 70-1‘ 국내 특허와 국제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제빵의 나라‘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지정국가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파리바게뜨를 통해 ‘SPC-SNU 70-1'을 사용한 천연효모빵 27종을 출시했고, 삼립식품 등 타 계열사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