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정치적 중립 논란, 뉴스 유통자 ‘왕관의 무게’
페북 정치적 중립 논란, 뉴스 유통자 ‘왕관의 무게’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5.1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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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SNS에 페이스북 트렌딩토픽 정치적 중립 논란에 대해 밝힌 마크 주커버그: 주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의 일종인 트렌딩 토픽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렌딩 토픽은 페이스북이 2014년에 도입한 서비스로, 뉴스피드 우측 상단에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기사 세 건을 배치한다.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자, 페이스북은 “뉴스 큐레이터가 보수적인 관점을 억제하고 대중적이지 않은 뉴스를 주입해 트렌딩 토픽의 목록을 변경했다는 기즈모도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톰 스타키 페이스북 뉴스 큐레이터 책임자는 “익명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마크 주커버그도 자신의 SNS에 “페이스북의 트렌딩 토픽은 모두의 목소리를 담는다”고 강조했다.

기즈모도는 미국의 IT 전문 매체로, 페이스북 전 직원 말을 빌어 “페이스북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SNS에서 영향력 있는 트렌딩 뉴스 섹션에 보수적인 독자 관심 뉴스를 노출하는 것을 억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가 페이스북에 이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찾으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는 미디어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렌딩 토픽을 큐레이팅하는 편집자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불가피하게 편견을 접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슨 터콧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조교수는 “이 문제의 핵심은, 페이스북의 게이트 킵핑 파워에 대한 논쟁”이라고 말했다. 게이트키핑은 뉴스를 생산하는 편집자에 의해 뉴스가 취사 선택 되는 것을 뜻한다.

그는 “페이스북이 자사의 게이트키핑 프로세스와 뉴스 메이킹 결정을 투명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는 동시에 아이디어와 관점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한 플랫폼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페이스북 뉴스큐레이터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양쪽 모두를 위한 다양한 정보 소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동기를 알고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번 페이스북 트렌딩 토픽 사태는, ‘모바일 퍼스트’ 혹은 ‘모바일 온리’ 시대에 앞다퉈 경쟁해온 SNS를 통한 뉴스 큐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측면이 있다.

뉴스 큐레이션은 말 그대로 뉴스(News)와 큐레이션(Curation)의 합성어다. 개인에게 필요한 뉴스만 쏙쏙 골라 보여주는 서비스라는 거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게 뉴스를 선택하고 제공해 주는 건데, 스마트폰이 생활화되고 SNS가 삶의 소통 필수매체로 급부상되면서, 언론사 뿐만 아니라 인터넷 회사들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뉴스 유통 방식이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28쪽에 달하는 뉴스 선정 방법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우선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가장 인기 있는 기사를 정리한 후, 뉴스 큐레이터들이 이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주목할만한 주제를 선별하고 표출한다고 한다.

알고리즘이 유행뉴스 찾으면 사람이 최종적으로 트렌딩 토픽 기사를 선정하기에 정치적 논란에 관한 견제장치가 있다고 했지만,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사람의 손을 거쳐서 완성되는 트렌딩 토픽 선정은 찬반이 존재하는 ‘논란거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페북의 트렌딩토픽 정치적 중립 논란은, 과거 네이버-다음 등 포털의 그것과 겹쳐진다. 뉴스 큐레이션이든 포털 편집이든 뉴스를 제공하는 유통자는 정치적 중립 논란에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자각케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세계적인 SNS로서 뉴스 유통자가 된 페북이 정치적 중립 논란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또한, 잘 나가는 ‘뉴스큐레이션’의 한계 또한 생각하라는 경고장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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