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웹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챗봇, 웹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 By 김미례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5.24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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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pixabay.com

"데이브, 내가 혹시라도 당신이 하는 말을 들을까 봐 철저히 조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난 당신의 입술을 읽었답니다."

1968년 만들어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HAL 9000'이란 이름의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우주탐사선 디스커버리호의 중앙통제 컴퓨터인 HAL 9000은 인간과 체스도 두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한다. 그러다 승무원들이 자신에게 내리는 개인적인 비밀 명령들을 모두 처리할 수 없는 논리적 한계에 부딪혀 반란을 일으키며 ‘통제 불능’의 인공지능으로 둔갑한다.

영화 속 휴머니즘과 테크놀로지의 대결은 48년 후 현실에서 재현된다. ‘세기의 대결’로 주목 받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AI가 인간처럼 자율적 학습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사실보다는 이제 인류가 진지하게 AI와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순간에 직면했다는 사실이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AI가 우리의 일상으로 한걸음 더 성큼 다가서고 있다. 바로 ‘챗봇(Chatbot)’이다. 챗봇은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질문에 알맞은 답이나 각종 연관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이다.

과거 챗봇이 단순 패턴매칭 방식을 사용해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를 인식, 입력된 응답을 출력했다면 최근에는 인간의 언어로 질문이나 명령을 내리면 맥락을 파악해 응답이 가능할뿐더러 대화가 축적될수록 스스로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메신저 앱 ‘알로’는 음성 인식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채용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 검색에 적용돼 날씨, 길안내, 원하는 조건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한 번에 찾아준다. 궁금한 인물의 이름을 대면 프로필을 찾아주거나 근처 식당을 추천 받고 예약도 부탁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출시된 애플의 '시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페이스북의 '판초' 역시 초기의 음성인식 기반의 간단한 대화에서 벗어나 보다 복잡한 일들을 수행하는 단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가령 사용자가 동료들과 스카이프로 대화하는 내용을 통해 코타나는 사용자가 해외 출장을 갈 계획임을 알아채서 스케줄 목록에 추가하고 항공편과 호텔방을 추천할 수 있다.

챗봇/ 인터파크

국내 IT 기업들도 AI 기술을 검색, 메신저, 사물인터넷 등에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올 상반기 중 내놓을 대화형 AI '라온'은 라이브 검색과 쇼핑 부문에 우선 적용된다. 현재 운영중인 쇼핑 O2O 플랫폼 ‘네이버 쇼핑 윈도’의 비즈니스 메신저 '네이버 톡톡'에 라온을 적용, 상품에 대한 다양한 문의를 점주 대신 라온이 직접 처리하게 할 방침이다.

인터파크는 최근 기존의 아이토이즈 ‘집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한 쇼핑 챗봇 서비스 ‘톡집사(Talk 집사)’를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서비스가 고객 문의에 직접 응대하는 방식이라면 톡집사는 고객 문의를 빅데이터화 해 설정한 매뉴얼에 따라 응답한다. 고객이 직접 가격 비교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깎아줘’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스트소프트가 선보인 기업용 메신저 챗봇 ‘김팀업’은 영업CRM, 인트라넷과 연동한 다양한 결재 알림, 시스템 모니터링 및 장애 알림과 같은 업무 영역부터 구내식당 식단, 날씨 등 간단한 생활 정보 영역까지 빠른 소통을 돕는다. 향후 업무 자료 리서치, 우편배송 확인, 팩스 수발신 등 업무에 효용을 주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터넷의 중심을 웹에서 앱으로 옮겨왔다. 그리고 이제 그 움직임은 다시 앱에서 봇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앱 시장에서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메신저 플랫폼을 통한 챗봇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비전모바일의 마이클 바큘렌코는 "챗봇은 개별 앱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웹 페이지처럼 서버에 있어 만들기도, 관리하기도 쉽다"며 "레스토랑이나 일반 소매점과 같은 분야에서 매력적인 사업 환경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앱의 시대는 가고 봇의 시대가 왔다'는 말이 한층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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