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休] 영화 ‘루시’와 ‘생각하는 사람’
[IT休] 영화 ‘루시’와 ‘생각하는 사람’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5.31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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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시선은 아래 쪽으로 떨어뜨린 조각상. 인간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이 작품을 보면, 뇌로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자발적 희비’가 아닌가 싶다.

뜬금없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라니, 영화 ‘루시’를 본 까닭인 듯 하다.

영화 ‘루시’는 대부분의 인간이 전체 뇌 용량의 1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풀어간다. 천재로 알려진 아인슈타인도 전체 뇌의 10~15%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미뤄, 인간의 뇌사용량은 10% 내외 정도라고 추정한 가설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가설은 실제로 논란이 되고 있고, 사실이 아니라는 의견이 강하다. 인간이 어떤 일을 할 때 뇌 활성화를 살펴보니 사용하지 않는 뇌 부분이 없이 100%를 사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영화 ‘루시’는 평범한 여성인 스칼렛 요한슨(루시 역)이 우연히 최민식(미스터 장)이 이끄는 범죄 조직과 우연히 엮이며, 최첨단 약물의 일종인 CHP4를 억지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모건 프리먼은 뇌 연구 학계 권위자 ‘노먼 박사’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노먼 박사는 인간의 뇌 사용량에 따른 가설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노먼 박사는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10%로 보고, 24%가 되었을 때에는 신체의 완벽한 통제가 일어나고, 40%가 되면 모든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고 봤다.

또 62%가 되면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고 100% 다 사용하게 되면 그도 알 수 없는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인공 이름이 최초의 인류 이름과 동일하게 ‘루시’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시그널이다. 현재의인류 ‘루시’가 CHP4를 복용하면서 뇌사용량이 24%, 40%, 62%, 100%로 증가하며 미래의 인류 ‘루시’가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떠한 깨달음’으로 최초의 인류인 ‘루시’와 연결된다. 즉, 과거 현재 미래의 인류로 표상되는 인류 ‘루시’와 ‘뇌’ 그리고 ‘무엇’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영화는 점차 변해가는 ‘루시’가 노먼 박사와의 조력 하에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담는다. 베를린, 파리, 로마 등 다양한 도시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이 볼 만하다. 뇌 사용량에 따라 변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눈동자의 초점, 시선처리, 동작 변화 등을 보는 재미도 있다.

또한 한국의 대배우 최민식의 카리스마는 할리우드 배우 못지 않다. 또 전세계를 위협하는 범죄조직의 보스가 한국인이기에 곳곳에서 들려오는 한국어가 있어, 자막 없이 할리우드 영화를 볼 수 있는 쾌감이 있다. 하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선악 구도와 대사에서 느껴지는 아시안 비하는 불쾌감을 들게 한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으로 다시 되돌아 가보자. 생각하는 건 곧 선택할 수 있는 자발성. 그것이 기쁨이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하지만, 뤽베송 감독이 그리는 뇌가 활성화 된 미래 인류는 선택지가 없는 듯 하다. 많은 것을 통제하고 알 수 있게 된 인류이지만, 오히려 ‘선택지’ 없이, 가장 최선의 ‘수’를 찾는다. 고뇌 없이 시스템화 된다. 우리와 후손이 살게 된 미래에는 ‘생각하는 사람’은 무력해질까. 앞으로도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자발적 희비’를 인류가 느낄 수 있도록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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