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투브에서는 달리는 차 안 운전석에서 잠을 자는 한 운전자의 영상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영상 속에는 파란색 테슬라 모델 S 운전석에 앉은 남자가 고개를 왼쪽으로 기댄 채 졸음운전이 아닌 무려 숙면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비록 드라마 속 상황이긴 하나 설상가상 운전자가 운행중이던 차량의 핸들을 놓고 보조석의 연인과 입맞춤을 나누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으로 달리는 제네시스 EQ900에서의 키스신은 상당 시간 회자됐다.
위법 여부는 논외로 하고 일단 이처럼 위험천만한 연출이 가능한 것은 다름 아닌 ‘자율주행’ 덕분이다. 자율주행시스템은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목적지까지의 경로상 부분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사람이 탑승한 상태라는 점에서 무인자동차와는 구별된다.
머나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자율주행자동차 양산 모델이 수년 내에 도로를 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메이저 자동차 업체는 물론 구글, 우버 등의 IT업체들까지도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뛰어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경쟁에서 선두에 선 것은 벤츠이다. 이미 2013년 독일에서 100km 자율주행에 성공한 이 업체는 지난달 인천 왕산마리나에서 자율주행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더 뉴 E클래스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다.

E클래스의 핵심기술은 '드라이브 파일럿'이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가 가능한 기존 기능에서 진일보해 앞 차와의 간격 유지를 바탕으로 차선 변경까지 가능하다. 충돌이 임박한 상황을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교차로 어시스트가 포함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보행자 인식 기능이 포함된 '조향 회피 어시스트' 등의 기능도 갖췄다.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볼보의 ‘The New S90'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 모델은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를 통해 시속 130km 이하의 속도에서 앞 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스스로 도로를 달릴 수 있다.
테슬라 역시 지난해부터 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제공하고 있고 독일 BMW는 최근 서울대 공대와 자율주행차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맺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자동차 대기업 6개사와 파나소닉, 덴소 등 자동차 부품기업 6개사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드라마 PPL로 제네시스 EQ900의 앞선 성능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첨단운전자지원(ADAS) 기술과 함께 ‘센서퓨전 기술’, ‘레이저 센서’ 등의 새로운 고성능 인지 기술을 개발중에 있다. 또한 돌발상황 파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차량과 사물간의 통신을 의미하는 ‘V2X(Vehicle to X)’ 통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또한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기존 규제를 수정·완화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허가구역이 네거티브(포괄허용·예외금지) 방식으로 전환되고 시험운행 요건도 국제수준으로 완화된다.
앞서 정부는 8대 핵심부품과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자율주행자동차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5년간 총 1,455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