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부터 카톡 유료화 소문이 돌았다. 내용은 이렇다. ‘6월 10일부터 카톡 서비스가 건당 30원으로 유료화된다고 합니다. 꼭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시길~ 이제야 속내를 드러내내요. 공짜구조를 만든 이유가 있었군요. 이제 구조 위에 올리는 모든 것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겠지요. 대단한 상술입니다. 이런 구조를 만든 주인은 좋겠지만, 우리는 큰일(사용 안하면 될걸). 6월 9일까지는 공짜이니 그 전에 많이 사용합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톡 유료화 소문은 거짓이란다. 29일 카카오팀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카카오톡 유료화 관련 루머는 사실이 아닙니다. 친구들과 주고받는 메시지를 유료화 할 생각은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안 할 겁니다. 낚시성 메시지에 주의하세요"라고 밝혔다.
이번 소문은 일부 블로그·카페 운영진이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루머를 퍼뜨렸다는 추측과 만우절 장난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카톡 유료화에 대한 소문은 2011년부터 거의 매해 떠돌았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1년에는 SK텔레콤이 카톡과 같은 문자 유형의 앱이 이통사의 데이터망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불거졌다.
이통사들이 카톡으로 오가는 메시지의 양보다는 사용자들끼리 접속 여부를 확인하는 신호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하자, 사용자들이 이통사가 카톡을 유료화 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하며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이통사는 무제한 데이터 명목으로 요금을 받고 있다”며 “사실상 많은 가입자가 할당된 데이터를 다 쓰고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과부하를 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2년에는 인터넷 방송과 무료메시지서비스 카톡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 움직임에 네티즌이 온라인 검열에 반발하면서 또다시 유료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소문이 돌았다.
'2011 방송통신 산업전망 콘퍼런스'에 참석한 방통위 관계자들이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와 카톡에 대한 새 가이드라인 마련과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네티즌은 인터넷 추가검열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카톡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3년 3개월 만에 전세계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반면, 2012년 12월 이통3사가 연합해 공동으로 개발한 통합 메시징 플랫폼 서비스 ‘조인’은 카톡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년 만에 퇴장했다.
더구나 최근 몇 해 동안 카카오는 ‘국민메신저’ 카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손을 뻗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상황.
시장 장악력을 높인 카카오가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 등 일부 서비스에 대해 유료화 하고 있고, 카카오택시 등 다른 서비스에 대해서도 유료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대중화가 되면 유료화 되는 메신저나 콘텐츠들을 우리는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일 거다.
큐레이션 뉴스서비스인 ㅍㅍㅅㅅ는 "카톡이 점점 거대해지네요. 이렇게 사용자들을 늘리고 나서 유료화 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프리챌은 한때 1000만 회원과 120만 커뮤니티를 가진 거대 왕국이었다. 그러나 이용자의 컨텐츠를 볼모로 삼은 유료화 정책 이후 프리챌이 무너지기까지는 몇 개월 걸리지 않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장난일수도 있고, 일방적인 폄훼일수도 있지만, 카톡 유료화에 대한 소문은 어떻게 보면 자의든 타의든 ‘국민메신저’ 카톡에 보내는 경고장과 애정의 그 중간쯤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리챌의 선례처럼 덩치가 커진 카톡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와, 정부와 이통사에게 ‘국민메신저’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