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고졸 신입까지 줄 세웠다
신한은행, 고졸 신입까지 줄 세웠다
  • By 이현정 기자 (kotrapeople@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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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은행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채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용병 은행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에 오류가 있었다면 그래서 한 문제에 답이 두개인 경우라면, '복수 정답'을 인정하라고 온 나라가 떠들썩해진다. 단 한 문제로 수험생들의 대학이, 아니 인생이 갈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특성화고 학생들은 같은 시기에 무엇을 할까. 수능 대신, 고졸직 신규채용에 매달린다. 그런데 채용 절차가 투명하지도 않고 차별까지 있었다면, ‘거위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일반직과 RS(Retail Service)직 등의 청년채용 공고를 시작으로 2016년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상반기에 고졸을 포함한 청년채용으로 일반직 100명, RS(Retail Service)직 120명, 사무인력 30명 등 250명을 뽑고, 하반기에도 340명을 채용하고, 특히 RS직의 경우 특성화 고등학교 특별전형을 추가로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그러면서 “자격증, 어학능력, 연령, 학력 등에 제한이 없는 능력중심의 열린 채용을 실시한다”며 “특히 이번 채용은 조용병 은행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수년전부터 특성화 고교 채용을 진행하면서 신한은행 입사를 염원하는 대부분의 고교생들을 들러리 세운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특성화 고교 채용을 실시하면서, 미리 특정 학교를 상대로 학교장 추천 인원을 배정해 놓았다. 학교장 추천서를 받은 학교의 학생들은 신한은행에 입사할 수 있었다.

<>다른 은행들은 공정하게 채용... 네티즌들 ‘분개’

그러나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입사 원서를 낸 대부분의 특성화 고교 학생들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은행의 추천서가 특정 학교에만 내려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에서는 ‘열린 채용’을 지향한다면서 뒤로는 ‘깜깜이 채용’을 실시해 온 것이다.

더구나 신한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들은 모든 고교를 상대로 학교장 추천을 받거나, 공개적으로 입사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이 특성화 고교 졸업자들을 상대로 ‘차별 채용’을 실시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분개했다. 관련 기사에는 “여기도 불공정이군요. 신한은행의 따뜻한 금융이라는 게 이런거군요.”, “내가 니네 아들딸 그렇게 뽑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특성화 고교 졸업자 예정자들에게 취업은, 일반 고교생들의 대학입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생일대의 중대사”라며 “신한은행이 사회적 약자인 고졸자의 인생의 꿈을 앗아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신한은행도 사실을 인정했다. 더구나 이같은 불공정 전형방식을 지난 2011년부터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매체에 “추천 인원을 배정받은 학교와 그렇지 못한 곳의 합격자 비율, 특정 학교만 선별한 기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전통 명문 상고 출신들을 우대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자 신한은행은 하반기부터 일부 학교에만 학교장 추천서를 보내는 방식을 폐지하고 모든 학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열린 ‘제3차 금융위원장 금요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고졸자 취업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장 “고졸자 배려” 불구... 감독당국은 낮잠만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4월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규제 완화로 은행권이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면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특히 고졸 인력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박근혜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의 일환으로 시중은행들에 고졸 채용 확대를 당부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신한은행의 ‘차별 채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민병진 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채용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알아볼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개선 여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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