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빨라진 오빠 컴퓨터의 비밀은
훌쩍 빨라진 오빠 컴퓨터의 비밀은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0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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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보급형 SSD 750 EVO: 삼성전자 제공

“야, 음악이랑 사진 저장하지 말라고. 하드가 모자라서 컴퓨터 느려지잖아.” 웃기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컴맹인 어릴 적 기자였더라도, 최소한 ‘밤에 몰래 보는 동영상’이 음악이나 사진 따위 보다 저장 공간을 더 차지한다는 것쯤은 알았다. “나한테 뭐라 하지 말고 야동을 지우라고~!”

그렇게 오라버니는 꼭꼭 숨겨둔 ‘유니버시티’ 폴더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아는 여동생에게 꼼짝없이 망신을 당해야만 했다. 밀어도 밀어도 당최 빨라지지 않던 골칫덩이 컴퓨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컴퓨터는 한대인데 쓰는 사람은 둘이었으니, TV채널 다툼만큼이나 확보경쟁이 치열했다. 당시에 ‘이것’이 있었더라면, 괘씸한 오라버니에게 사다 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SSD, 대체 뭐길래

컴퓨터의 성능은 중앙처리장치인 CPU, 주기억장치인 램, 그리고 일명 하드라 불리는 보조기억장치인 HDD(Hard Disk Drive)에 따라 달라진다.

CPU와 램은 날로 발전하며 컴퓨터의 빠르기에 일조한 반면, 하드는 이름만큼이나 발전 속도가 ‘딱딱’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반도체로 만들어졌느냐, 자기디스크로 만들어졌느냐다. 앞서 말한 두개는 반도체로 만들어져, 전자들이 미세회로 사이를 오가며 빠릿빠릿하게 컴퓨터를 작동시키지만, LP판처럼 뱅뱅 돌아가며 데이터를 처리하는 자기디스크는 도통 속도가 늘 방도가 없었다.

회전 속도를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회전 속도가 높아질수록 컴퓨터에서 소음이 심하고, 열로 뜨거워지며, 전기도 많이 잡아먹었다.

뭔가 다른 생각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저 뱅글뱅글 돌아가는 자기디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

당연히 이런 물음이 생겼을 거다. 간단히 설명하면 주요장치인 자기디스크를 ‘반도체’로 바꿔버린 게 바로 ‘SSD’다. Solid State Drive의 약자로, 앞서 반도체로 만들면 어떻다고 ‘빠르다’. 더 이상 자기디스크가 뱅글뱅글 돌지 않기 때문에 소음이나 발열도 적고 전기도 덜 잡아먹는다. 연식이 좀 된 컴퓨터나 노트북에 장착하면, 새 컴퓨터를 사지 않고도 더 빨라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SSD는 원래 기업용으로는 많이 사용되어왔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평범한 소비자들은 엄두도 내질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대폭 떨어지면서, 5~10만원대 제품도 보급형으로 나오고 있다. 가격이 싸진 만큼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VR만큼이나 핫한 게 바로 이 SSD다. ‘저장장치의 혁명’이라고도 불릴 만큼 SSD로 인해 더 날씬하고 디자인이 예쁜 컴퓨터나 노트북들도 앞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SSD, 어느 기업이 선도하고 있나

시장조사기관 IHS와 트렌드포스(TrendForce)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개인용 SSD 세계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54%, 인텔(9%), 샌디스크(8%), 마이크론(7%), 도시바(6%), 라이트온(6%) 순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아파트 쌓기 기술'로 불리는 3차원 V-낸드(낸드플레시) 기술력 덕분에 삼성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메모리 저장단위인 셀을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려 만든 것이 특징. 기존 제품보다 40%가량 전력소비량이 적고, 데이터 처리속도는 2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보급형 SSD인 '750 EVO' 시리즈를 10만원대에 출시한 바 있다. 고속 쓰기(Turbo Write) 기술을 적용해 연속 읽기·쓰기속도 540MB/s, 520MB/s를 구현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올해 1분기 노트북-PC 등에 장착되는 개인용 SSD 수요는 2260만개, 노트북 탑재 비율은 28~29%로 집계됐으며, 올 4분기에는 4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SSD의 가격이 내려가는데 비해 HDD의 가격은 비교적 비싼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128GB SSD 시장가격이 500GB HDD보다 낮아지고, 256GB SSD 가격은 1TB HDD와 단 5달러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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