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저소득·저학력자 일자리 탐낸다
로봇, 저소득·저학력자 일자리 탐낸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0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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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영국에서 벌어졌던 기계문명 파괴운동인, 러다이트운동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로봇으로 대체될 위험이 큰 일자리 비율이 적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솔직히 자살률, 남녀 임금격차, 노인 빈곤율, 청소년 학습시간, 이산화탄소배출 증가율, 산재사망, 결핵 발생·유병·사망률 등 보통 안 좋은 내용으로 1위 소식을 자주 접했던 탓에,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OECD가 발표한 '자동화에 따른 OECD 국가 간 일자리 위험 비교분석' 보고서를 보니, 진짜 그랬다. 21개 회원국 중 한국은 ‘자동화로 인해 로봇 등에 일자리를 빼앗길 위험이 70% 이상인 일자리’가 6%로 예측돼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기분 좋은 ‘꼴지에서 1등’ 소식이다.

21개국 평균은 9%로 집계됐다.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 등이 이에 해당됐다.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벨기에, 일본 등이 7%,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체코 등은 10%로 뒤를 이었다. 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페인은 자동화 위험이 큰 일자리 비율이 12%로 추산돼 분석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번 보고서는 OECD 국가 내 과업구조에 대한 설문조사인 성인 역량 국제평가 프로그램(PIAAC)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분석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자동화 위험이 큰 일자리 비율이 국가별로 다른 것은 ‘일터의 조직화’, ‘과거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 ‘노동자의 학력 수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평균 9%)과 비교했을 때, 학력 수준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자동화 가능한 과업을 수행하는 근로자 비율이 낮았고, 전체적인 학력수준도 높아서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자동화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설명이었다.

반면, 오스트리아(12%)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학력 수준에선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낮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동화 가능한 과업을 수행하는 중간 또는 미숙련 노동자 비율이 높아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육수준·소득이 대체 여부 가르는 핵심 변수

보고서는 국가별로 자동화 위험이 큰 일자리 비율, 즉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교육수준’과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자동화 위험이 큰 일자리는 대부분 미숙련·저소득 노동자들의 일자리라는 설명이다.

교육수준이 높은 숙련 노동자가 많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미숙련 노동자보다 자동화 가능한 과업을 적게 수행하기 때문에 자동화 위험이 큰 일자리 비율이 낮았다.

OECD는 ‘로봇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일자리’를 ‘기술적 진보에 따른 일자리 감소분’과 동일시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특히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재교육의 기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단순 반복적이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적은 서비스직들은 벌써 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어줄 전조가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3만 5000 달러짜리 로봇을 사는 게 감자튀김을 포장하면서 15달러(최저임금의 2배)씩 받는 직원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피자헛은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를 점포 직원으로 점 찍으며 마스터 카드의 결제앱을 통한 주문과 계산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힐튼호텔은 수영장 위치, 조식시간 같은 숙박객들의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는 로봇 ‘코니’가 프런트에서 테스트시험 중이다.

결국, 인간이 로봇에게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교육’과 ‘재교육’을 몸값을 올려야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는 암울한 뜻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에서 ‘교육 불평등’이 없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듯하다.

‘소득’ 또한 로봇이 내 일자리를 넘보지 못할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싸게 책정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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