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살인 헤이트스피치·악플 뿌리 뽑힐까?
인격살인 헤이트스피치·악플 뿌리 뽑힐까?
  • By 김미례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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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pixabay

2009년 12월 10일 재일동포 자녀들이 다니는 교토조선제일초급학교 앞에 일본의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하 재특회)’ 회원 10명이 진을 쳤다.

이들은 교사 내에서 점심식사 중이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김치 냄새 난다’ ‘일본에서 나가라 멍청이’ 등의 혐한 발언을 쏟아 냈다. 이후로도 재특회 측은 2번에 걸쳐 강도 높은 흑색선전을 되풀이했고 차별선전 활동을 찍은 동영상을 유투브에 업로드하며 한국인에 대한 증오를 조장·확산했다.

혐오 발언을 온 몸으로 받아낸 학생들이 등교를 두려워하거나 야뇨증을 겪는 등의 부작용에 시달린 이 사건은 2014년 12월에 이르러서야 결론이 났다. 일본최고재판소가 재특회의 헤이트스피치를 ‘민족차별’로 인정하고 총 1천226만3천140엔의 배상금을 선고한 것이다.

헤이트스피치는 비단 일본 우익과 한국인 간의 문제는 아니다. 반유대인 정서, 동성애 혐오 등 특정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헤이트스피치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일간베스트’에서 시작된 여성, 호남지역민, 세월호 유족 등에 대한 비하 발언이 포털사이트나 SNS를 통해 들풀처럼 번져가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화장실 살인사건'은 여혐, 남혐의 정서로 번지며 난데없는 헤이트스피치의 격전지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특정집단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정확한 의미도 인지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 마치 유행어처럼 깊숙이 침투하고, 일부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조롱하는 것이 하나의 웃음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EU집행위원회가 SNS 상에서의 대대적인 ‘입단속’에 나섰다.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마이크로소프트와 '헤이트스피치 차단 협약‘을 체결함으로 특정 민족이나 인종, 집단을 향한 혐오 발언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지다.

이번 협약에 따라 이 업체들은 앞으로 전문 인력을 고용해 헤이트스피치 관련 온라인 게시물을 가려내고 필요할 경우 24시간 내에 삭제하며 헤이트스피치에 대응하는 '대항 담론'도 적극 개발할 예정이다.

정신적 상해를 입히는 언어폭력이라는 점에서 헤이트스피치와 뿌리가 같은 ‘악플’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아프리카TV에서 미성년자 BJ에 대해 일부 이용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댓글을 작성한 것과 관련 권고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 측은 14세 미만 BJ의 방송을 제한하고 해당 댓글을 쓴 이용자 6명에 대한 영구 이용정치 처분을 내리는 한편 비속어와 성희롱 발언을 걸러내는 인공지능 필터링을 개발중에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역시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페리스코프'에서 부적절한 댓글을 신고하고 제재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청자는 방송 중에 올라오는 댓글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댓글을 신고할 수 있으며 신고된 댓글은 이용자들의 투표를 통해 악성댓글 여부를 가리고 작성자는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댓글을 작성할 수 없게 된다.

개인에 대한 모욕이든 집단에 대한 적개심이든 누군가를 향한 칼끝이 ‘표현의 자유’로 미화되서는 안 될 것이다.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사회의 끝은 분열과 와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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