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시대의 종언...비상하는 VR
동영상 시대의 종언...비상하는 VR
  • By 김미례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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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뉴스래빗캡처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는 ‘이프’(IF)라는 이름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게임이 등장한다. 류준열이 대표를 맡고 있는 게임회사 제제팩토리의 프리젠테이션장에서 황정음이 제안한 이프는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플레이하는 1인칭 가상체험 게임이다.

대중미디어가 사양길인 3D를 대체할 신기술로 VR에 집중하고 있다. 가짜 세상을 보여주는 가상현실 기술이 실제 현실 위에 필요한 정보를 띄워 주는 증강 현실로 진화하면서 VR이 대체불가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리랑TV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대담 방송을 통해 진일보한 VR 기술을 보여줬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화질 VR카메라로 대담을 촬영, 방송한 뒤 VR컨텐츠의 장점을 살려 유튜브를 통해서도 방송을 공개했다.

현장의 역동성과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은 특히 보도 분야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VR뉴스는 시청자가 현장 속에서 주인공이나 관찰자가 되어 실제 사건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파급력과 전달력이 크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없던 리코세타 카메라 장비를 도입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 경찰과 대립하는 상황을 편집 없이 360도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것이 ‘국내 VR 방송’의 효시가 된 셈이다. 이후에도 한경닷컴의 ‘뉴스래빗’ 코너를 통해 대규모 집회시위나 현장검증, 극한 한파체험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 조선일보, JTBC 등이 자사의 뉴스앱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VR컨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드라마나 예능, 다큐에서도 VR 촬영기법은 적극 활용되고 있다. KBS의 간판 예능 ‘1박2일’이 VR로 제작돼 방송중이며 MBC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VR’, ‘광복70주년 신바람페스티벌 불꽃축제 VR’, ‘VR여행-블루월드’ 등을 선보인 바 있다. JTBC는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반달친구’, 드라마 ‘마녀보감’ 등의 VR영상을 공개했다.

시선을 바꿀 때 생기는 잔상으로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등 긴 시간 즐기기엔 피로도가 높다는 점에서 VR은 광고 매체에 최적화 되어 있다. 주류회사 무학의 ‘좋은데이’ 광고에는 배우 박보영이 가상의 여자친구로 등장해 특유의 애교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움직이거나 화면을 드래그하면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그녀의 모습을 360도로 회전하며 감상할 수 있다.

니콜키드먼이 출연하는 UAE 에티하드항공의 광고필름 ‘리이매진(Reimagine)’은 뉴욕에서 아부다비까지 여행하는 고급스러운 비행기 라이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VR영상으로 제작되었다. 티타임, 식사, 유명인사들과의 미팅 등이 현실감 넘치는 빛, 소리와 함께 5분 남짓 재생된다.

이미지/ 좋은데이 캡처

이처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VR컨텐츠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이유는 VR이 3D, UHD와는 달리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을 360도로 돌려가며 볼 수 있는 까닭에 대중의 접근도가 높은 것. 더욱이 최근에는 10만원 대 전용 VR헤드셋도 출시되어 대중화의 길은 더욱 활짝 열리고 있다.

물론 VR컨텐츠에도 한계는 있다. 특히 VR저널리즘에 대해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객관성’의 문제는 뉴스 미디어에서 VR을 구현하는 데에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요한다. 더불어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이 포함될 경우 어디까지 재현해야 할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내러티브 구조를 가진 영화나 드라마 역시 매체 특성상 VR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관객이 상하좌우를 둘러보면서 원하는 장면을 찾아볼 수 있는 VR의 장점은 연출자 입장에서는 스토리 전개를 위해 꼭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보여줄 수 없다는 의미도 된다. 현재 디즈니의 실사영화 ‘정글북’, 공포영화 ‘컨저링2’ 등이 국내 박스오피스 2~3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를 VR로 볼 수 있는 극장은 제한적이며 더욱이 장시간 관람으로 육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 Jesse Schell 교수는 2017년 말에는 뉴스에 VR 중독에 관한 보도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성인 컨텐츠나 잔혹한 컨텐츠 등 실감나는 VR영상이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VR과 관련된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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