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테슬라 자율주행차 위협하는 천재해커
구글-테슬라 자율주행차 위협하는 천재해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7.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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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하츠/ 블룸버그통신 유튜브 게재영상 캡처

최근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모델S 탑승자가 자동주행 모드 중 사망한 사고 이후,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불붙고 있다. 독일연방위원회는 테슬라 자동차에 장착된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이 불완전한 ‘베타버전’이라는 이유로 차량 적용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구나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가 사고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2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는 의혹이 알려지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것이 의도된 늑장 발표에 따른 증권 관련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인 상황. 자율주행자동차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던 테슬라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런 가운데, 구글과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에 버금가는 1000달러 자율주행 키트로 이 두 회사의 아성에 도전하는 천재 해커가 있어 관심을 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컬럼리스트 박종훈 집필위원은 최신 ICT 이슈로 올해 말까지 1000달러짜리 자율주행 키트를 판매해 일반 자동차를 자율운전자동차로 변신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미국 벤처기업 ‘코머(Comma)’의 조지 하츠를 소개했다.

그는 17살 때 플레이스테이션과 아이폰을 해킹했으며, 인터넷 상에서는 지오핫(Geohot)으로 불리는 천재해커다. 그는 최첨단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바이케리어스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차세대 인공지능을 개발한 바 있다. 그의 회사 코머는 벤처 캐피탈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으로부터 310만 달러 투자를 인정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지 하츠의 회사 ‘코머’를 세상에 널리 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엘론 머스크다. 테슬라와의 협상 결렬 후 엘론 머스크는 “한 개인이나 작은 회사가 시판용 자율주행운전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코머는 종합적으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깎아 내렸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의 이런 공식 입장 표명은 오히려 하츠의 지명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원래 고위험 사업에 매진하는 엘론 머스크가 갑자기 보수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 하츠를 라이벌로 인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 코머의 자율주행키트, 구글-테슬라와 어떻게 다른가

코머가 향후 자율주행자동차 업계에 ‘파란’ 예고하고 있는 이유는 개발 중인 운전 키트의 자율주행 접근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구글은 자율운전자동차를 주행시키기 위해 사전에 센서를 장착하고 도로를 1~2회 가량 주행한다. ‘기본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본 지도를 불러들여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한다.

반면, 코머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인공지능은 드라이버의 움직임을 ‘에뮬레이션(한 컴퓨터가 다른 컴퓨터처럼 똑같이 작동하기 위하여 특별한 프로그램 기술이나 기계적 방법을 사용하는 일)하며 인공지능은 다양한 환경에서 드라이버의 운전 방법을 학습하고 모방함으로써 자율운전 하도록 한다.

사람이 처음 가 보는 길에서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코머는 기본 지도 없이도 낯선 환경에서 자율운전 차량이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런 접근 방식은 그의 전 직장인 바이케리어스에서의 연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구글이나 노키아 히어(HERE) 등이 상세 지도 제작 기술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코머는 상세 지도를 제작하지 않고도 인간처럼 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개발하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고, 이 점이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어필되고 있다.

코머는 센서를 통해 드라이버의 운전 데이터를 기록한 후, 이를 컴퓨터를 재구성해 주행상태를 재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계학습, 즉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조지 하츠는 코머의 자율운전 기술을 드롭캠과 핏빗의 결합이라고 비유한다. 드롭캠은 구글 네스트가 개발한 보안 카메라로 실내외 이미지를 촬영한다. 핏빗은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로 가속도계를 이용해 운동량을 측정한다. 코머의 기술은 카메라와 가속도계를 사용해 드라이버의 운전스킬을 학습한다는 의미다.

또 코머의 자율운전 키트는 드라이버의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으로,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고속도로 밖에서 사용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과 달리, 코머는 시가지에서의 자율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퇴근 시 자율운전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이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도 정체된 도로를 운전하며 출퇴근 하는 것을 힘들고 짜증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율운전 기술 개발에서 자동차의 주행 데이터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데, 코머는 설립한지 1년이 채 되지도 않은 신생기업인데다가 시험 차량도 아직 1대 밖에 없다. 때문에 대량의 운전 데이터를 모으는데 제약이 크다. 

코머는 궁리 끝에 주행 데이터 수집 앱인 ‘쇼우퍼(Chauffeur의 줄임말인 Chffr)을 개발해 일반인들에게 배포했다. 일반 드라이버의 운전데이터를 수집하겠다는 의도다. 쇼우퍼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차량 앞 유리 안쪽에 부착하여 운전자의 운전기술을 모니터링 하는데, 앱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전방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센서를 이용해 가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차량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코머는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계학습 기법으로 자율운전시스템을 교육시키는데, 이를 통해 안간처럼 운전하는 기술을 습득시킴으로써 ‘드라이빙 에이전트’를 개발하려 한다. 수집된 전방 이미지와 가속도를 통해 운전스타일을 파악하여 교차로 앞에 차량이 멈춰 있을 경우, 어느 정도 속도로 감속해 정차할 건지 커브를 돌 때는 어떤 속도로 감속할 것인지 등 운전 기술을 학습한다.

코머는 쇼우퍼 앱을 이용해 2018년 말까지 10억 마일 주행 데이터를 수집을 목표로 하며, 구글이 자체 주행 테스트 차량을 통해 6년간 200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수백 내지 수천 배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자율주행 키트 장착, 시험 주행/ 블룸버그통신 유튜브 캡처

<>코머, 어떤 과제 해결해야 하나

쇼우퍼는 드라이빙 에이전트의 개발에 있어 크라우드 소싱 방법을 적용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장점이 명확한 반면, 위험요인도 잠재해 있다.

구글이 자율운전 차량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자동차 사고 원인의 80% 이상이 사람에 기인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안전한 운전을 구현하기 위해서인데, 코머는 사람과 유사한 운전패턴을 구사하는 자율운전 차량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대중의 운전 데이터를 크라우드 소싱해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방법도 시비가 있을 수 있다. 장점만 본다면, 미국 전역의 운전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각 지역에 독특한 운전을 배울 수 있지만, 쇼우퍼 앱 이용자 중 모범적인 드라이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과격한 드라이버가 있어, 이들의 운전 데이터도 수집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타이어 긁히는 소리를 내며 코너링 하는 테크닉을 인공지능이 모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하츠는 모범적인 드라이버의 운전기술은 획일적인 반면, 위험한 드라이버는 다양한 운전스타일을 지니고 있어 구분이 쉽다고 설명한다. 즉, 통계적 기법으로 처리해 위험한 드라이버의 데이터를 제외할 수 있다고 피력한 것.

코머는 또 구글, 테슬라의 자율운전 차량에 비해 매우 간단한 시스템 구성을 지향한다. 광학 카메라와 레이더만으로 자율운전을 구현하고자 한다. 광학 카메라는 앞 유리 안쪽에 부착 되어 자동차의 눈 역할을, 레이더는 프런트 그릴에 탑재돼 전방의 개체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다.

카메라가 차량 바로 앞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반면, 레이더는 원거리를 측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트렁크 위에 LTE 안테나와 GPS 수신기가 탑재되며 트렁크 내부에 처리장치가 위치할 예정이다.

현재 코머는 이제 6살 정도의 아이에 해당하며, 자동차가 충돌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인식할 정도이지만, 아직은 신호에 따라 좌회전하는 등의 규칙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츠는 밝혔다. 코머의 시험 주행 성능은 유튜브에 게재된 블룸버그통신의 영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TrgRYa2wbI)

하지만, 박 집필위원은 “자율운전 기술 벤처가 여럿 등장하고 있지만, 코머는 매우 특이한 존재로, 그 성공여부는 해커와 스타트업 경영자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나 단기간에 자율운전 기술을 거의 혼자 이정도 수준까지 완성시킨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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