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 속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알록달록 니모 떼가 그리워 한담해변으로 향한다. 화려한 수중생물을 배경으로 인어공주에 빙의할 스스로를 상상하며 정조시간을 기다린다.
오늘 제주바다의 신비를 담아내는 수고는 ‘고프로 히어로’가 담당하게 된다. 지난 겨울 휘닉스파크에서의 어설픈 롱턴을 생생히 기록해 준 녀석이다. 촬영 도중 행여 고프로를 놓칠까 수면에 뜨는 ‘고폴 핸드그립’도 챙긴다. 카메라에 방수팩 끼고 고군분투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이건 완전 신세계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위한 마니아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액션캠의 활동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작지만 뛰어난 화질과 방수·방진 기능을 앞세운 액션캠이 아웃도어를 넘어 여행·셀피 등 일상 속까지 들어 와 가장 역동적인 ‘기록의 도구’로 맹활약중이다.
2004년 고프로(GoPro)가 처음으로 선보인 액션캠은 출시 초기 서핑이나 암벽등반 등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작은 컴팩트한 크기로 헬멧이나 팔, 자전거 등에 부착해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촬영한 영상을 공유함으로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고효주 씨는 취미생활이었던 롱보드를 타고 주행 묘기를 부리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롱보드의 여신’으로 거듭났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스펙이 날로 고도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액션캠이 진정한 가치를 발하는 지점은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활동이나 수중 촬영 등의 상황이다. ‘빵빵한’ 저장 용량도 장점이다. 고용량 외장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근 출시된 모델들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촬영·편집까지 가능하다. 내장된 무선 랜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옮길 수도 있다.
다양한 액서사리를 부착해 활용 폭을 넓힐 수도 있다. 팔, 손목, 다리 등 다양한 부위에 부착할 수 있는 '더 스트랩', 자전거 핸들에 장착할 수 있는 ‘핸들바 마운트’, 가슴에 부착하는 ‘체스트 마운트’ 등이 액션캠 촬영의 묘미는 물론 보다 위트 있고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완성해 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액션캠 판매량은 지난 2012년 6천대에서 매년 10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한 결과 지난해에는 5만대에 육박, 3년 사이 8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액션캠을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컴팩트 카메라의 대체재로 주목한 기존 카메라 업체들은 물론 다양한 IT 업체들까지 앞다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액션캠 시장을 양분해 온 것은 고프로와 소니이다. 이 두 업체가 세계 액션캠 시장에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의 카메라 브랜드 올림푸스와 니콘, 액션캠 생태계에 가격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샤오미, 스마트폰 G5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LG전자 등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올림푸스가 지난달 브랜드 최초로 액션캠 ‘STYLUS TG-Tracker'를 출시했으며 니콘도 올해 초 공개했던 ‘키미션 360’을 하반기에 전격 내놓을 예정이다. 가성비 ‘갑’으로 불리는 샤오미가 최근 전작보다 업그레이드 된 사양의 ‘Yi2'를 출시했고 단말기 제조사로는 최초로 LG전자가 G5는 물론 안드로이드 OS 5.0, iOS 9과 연동되는 ‘LG 액션캠 LTE’를 내놨다.
이동통신사들 역시 액션캠에 특화된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이 ‘액션캠 데이터S’와 ‘액션캠 데이터M’을, LG유플러스가 ‘LTE 액션캠 10GB’와 ‘LTE 액션캠 20GB’ 요금제를 지난 18일 출시했다. 이용요금은 제공되는 데이터량에 따라 월 1만6500~2만4750원이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동영상 컨텐츠의 제작과 소비가 더욱 활발해짐에 따라 액션캠 관련 인프라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각종 웨어러블 기기 등과 접목돼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액션캠의 무한 진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