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도 속인 가짜 치킨, 그리고 '푸드테크'
빌 게이츠도 속인 가짜 치킨, 그리고 '푸드테크'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05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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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식물성 가짜 고기/ 비욘드미트 홈페이지 캡처

‘식의주. 먹고 살다.’ 이런 표현들을 보면 그만큼 먹는 행위는 인간의 일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하다. 하지만, 슬프게도 맛있는 음식은 입에는 즐겁지만, 몸에는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몸에도 건강하고 입에도 건강한 음식을 미래의 식량난까지 생각해가며 만들어 낸다면 어떨까 벌써 ‘푸드테크’란 이름으로 우리 생활에 성큼 가까워오고 있다. 푸드테크는 기존의 식품 관련 서비스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고기인 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치킨타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겪은 일이다. 빌게이츠는 그의 블로그 ‘게이트 노츠’(https://www.gatesnotes.com/About-Bill-Gates/Future-of-Food)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잘 속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치킨 타코를 맛 보았을 때, 그것이 진짜 고기인지 아닌지 모를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 고기는 확실하게 모양이나 향이 진짜 치킨이었다. 한 입 베어 먹었더니 진짜 치킨의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고기에는 치킨은 전혀 들어 있지 않고, 모두 식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차이를 말할 수도 없었다. 훌륭한 고기 대용품,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미래 식품의 맛이었다.”

빌 게이츠가 깜빡 속아넘어갔던 건 비욘드미트가 콩, 완두콩, 단백질, 효모, 첨가물 등을 이용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만들어 냈기 때문. 마요네즈와 빵도 달걀 대신 콩으로 만든 가짜 달걀을 넣어 만들고 있다. 또 완두콩으로는 소고기의 맛을 훌륭하게 재연하고 있다.

<>피맛까지 살려낸 햄버거 패티

고기의 ‘피맛’, 혹은 육즙까지 완벽하게 닮은 햄버거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가디언에 따르면, 한인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과 가짜 ‘임파서블 푸드’가 합작해 미국 뉴욕에서 선보인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가 돌풍을 일으킨 것. 뉴욕 맨해튼 첼시에 있는 식당 '모모푸쿠 니시'에서 출시한 임파서블 버거는 패티에 피클, 토마토와 아메리칸 치즈, 스페셜 소스를 올려 만든 1950년대식의 클래식한 햄버거다. 12달러, 우리돈으로 1만 3500원 정도에 팔렸다.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 생화학자 패트릭 브라운이 세운 스타트업인 ‘임파서블 푸드’는 아몬드나 마카다미아 오일 같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고기 맛이 나고 육즙이 흐르는 듯한 '가짜 고기’를 만들어 냈다.

'헴'이라는 물질은 원래 헤모글로빈에 들어 있는 붉은 색소 분인데, 콩과 식물 뿌리에도 이 성분이 존재해, 이를 복제해 피맛과 육즙을 살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임파서블 푸드는 이미 빌 게이츠 뿐만 아니라,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1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냈을 뿐만 아니라, 구글이 눈독들여 인수 제안을 했지만, 당당히 걷어찼다.

구글이 ‘가짜 고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마크 포스트 교수가 실험실에서 배양한 ‘햄버거용 고기’ 때문일 거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식물성은 아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2011년 마크 포스트 교수의 ‘가짜 고기 배양’에 관심을 갖고 자금난에 빠진 ‘모사미트'를 구해냈다. 투자된 비용은 25만달러.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햄버거 패티 아닐까. 가짜 소고기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순수한 단백질 덩어리인 소의 배아줄기세포와 근성체줄기세포를 떼어내 실험실에서 배양한다. 배아줄기세포는 단백질 덩어리이고, 성체줄기세포는 근육으로 자라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섞어 키우면 맛있는 햄버거용 패티가 된다.

<>IT 거물들이 ‘가짜 고기’에 관심 갖는 이유

이와 같이, IT 거물들이 ‘푸드테크’에 속하는 가짜 고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명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가 90억명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릴 것이다. 소고기 1kg을 만들려면 1만5천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가축을 사육하려면 방대한 토지와 환경도 갖추어야 한다. 때문에, 빌 게이츠 등이 ‘가짜 고기’의 미래 가치를 주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광범위한 푸드테크 분야 중에서 배달앱 같은 푸트테크 서비스나, 가공식품 개발로만 흐르는 듯하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식량난을 덜 수 있는 널리 쓰이는 식자재를 만드는 도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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