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잠든 사이, 기억이 조작된다면 꿈을 훔치고, 바꾸면 생각도 바뀌고 달라지는 미래. 바로 영화 ‘인셉션’(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년 개봉) 이야기다.
꿈은 어떨 땐 너무나 생생해서 현실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비록 순간 연기처럼 잊혀지더라도, 그 당시에는 그 꿈에 사로잡혀 울기도 하고 웃기도 두려워하기도 하고. 생생한 꿈을 꾼 순간, 당신은 어떤 생각에 잠기는가 길몽일지 흉몽일지 찾아보고, 꿈은 자신의 잠재의식이 발현한 것이라 믿으며, 최근 벌어진 일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일과의 연관성을 찾으려 하지 않는가
‘꿈’을 소재로한 영화 ‘인셉션’은 기존의 꿈을 다루는 방식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작품이다. 꿈이 현실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꿈 속에 또 꿈이, 그 속에서 또다른 꿈을 꿀 수도 있다는 중첩된 꿈을 소재로 삼았다.
주인공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드림머신을 통해 타인의 꿈을 지키는 특수보안요원이면서, 반대로 최고의 꿈 도둑이다. 그는 디셉션, 즉 타인의 꿈 속에 들어가 일급 비밀을 훔치는 일을 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수배자가 돼 버린 그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 돌아갈 수 없다.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의 경영자인 사이토(와타나베 켄)는 이 사실을 알고, 경쟁사 회장의 아들 로버트(킬리언 머피)가, 아버지와 다른 경영을 하게 해 회사를 분해시키게 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그러면 집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꿈 속에서 생각을 훔치는 디셉션은 코브에게 쉬운 일이었지만, 상대의 꿈에서 새로운 생각을 심는 ‘인셉션’은 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코브는 아이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의뢰를 수락하게 되는데….
잠든 사이 새로운 생각을 심는 인셉션은 훨씬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엄선된 인물들만이 한 팀이 돼야 했다. 하지만, 코브에겐 이미 찰떡궁합 파트너가 있다. 그의 이름은 아서(조셉 고든레빗). 하지만, 꿈을 촘촘히 설계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는 그의 장인이자 그에게 처음으로 ‘타인의 생각을 탐색하는 방법’을 알려준 스승이자 장인인 마일스(마이클 케인)을 찾아가 적합한 학생을 추천해 달라 말한다. 여러 번의 테스트 후에 미로와 같은 꿈을 만드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애리어든(엘렌페이지)이 결국 발탁되고, 필적을 모사할 ‘위조꾼’ 임스(톰하디)와 강력한 진정제를 만들 ‘약쟁이’ 유숩(딜립 라오)도 영입한다.
최고의 ‘인셉션’ 팀을 만든 코브는 기회를 노린다. 그러는 사이, 병상에 있던 경쟁사의 회장이 숨을 거두고, 이 틈을 타 작전이 시작된다. 치밀한 계획 끝에 비행기에 탄 로버트와 동승하게 된 인셉션 팀. 과연, 그들은 로버트에게 가짜 생각을 심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죽은 아내 맬(마리옹 꼬띠아르)는 왜 자꾸 코브를 방해하는 걸까
영화 인셉션은 3단계의 꿈을 다루는 복잡한 내용인 만큼 이해해야 할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우선, ‘킥’. 킥은 꿈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충격이다. 우리가 잠을 잘 때 갑자기 땅이 꺼지는 듯한, 아니면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바로 킥이다.
3단계의 꿈을 꾸는 데는 1단계 1주일, 2단계 6개월, 3단계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인셉션 팀은 여러 단계의 깊은 꿈에서 깨어나지 로버트가 쉽게 깨어나지 못하게 강력한 진정제를 사용한 만큼, 동일한 킥을 사용해 목표 달성 후 팀원들을 깨어나게 하려 킥을 사용한다.
다음으로는 림보다. 림보는 꿈꾸는 자가 무한한 원초적 무의식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즉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현실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 림보에 빠지면, 꿈 속에서 살면서 계속 늙어가야만 한다.
인셉션은 벌어지기 힘든 공상과학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쥐의 뇌에 특정 이미지를 뇌에 이식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레이저 빛을 쥐의 뇌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는데 성공해, 쥐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이미지를 기억하게 만든 것이다.
이는 영화 인셥션에서 다룬 꿈을 통한 새로운 기억 삽입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오히려 더 쉽게 타인의 기억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디스토피아적인 생각을 뒤로하고, 영화를 곱씹어 본다면, 추천할만한 영화다. 인셉션은 가장 창의적인 소재와 화려한 영상미,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갖가지 장치를 둠으로써 흥미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특히 엔딩 장면은 압권이다. 일상이 지루한가. 따분하고, 정체돼 있는 생각이 짜증나는가 인셉션을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