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이렉트로 거래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의 대형 포털이 소상공인과 농민, 창작자 등을 위한 플랫폼 개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네이버의 ‘윈도(Window)’와 카카오의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는 생산자와 소비자, 나아가 서비스 제공자까지 윈윈하며 성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질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홍보 마케팅이 취약한 소상공인에게는 홍보 채널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기존의 온라인 마켓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농산물이나 핸드메이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더불어 업체 측에서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 사회적 기여도를 높인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윈도시리즈는 전국 중소 규모의 매장을 중심으로 월 거래액 365억 원 규모(지난 4월 기준)로 성장했다.
패션·잡화 전문관 ‘스타일윈도’를 비롯해 산지 직송 서비스를 포함하는 식품 전문관 ‘푸드윈도’, 레저·키덜트 등 취미관련 상품 전문관 ‘뷰티윈도’, 전문 큐레이터가 엄선한 미술 작품 전문관 ‘아트윈도’ 등 10여개의 전문관으로 구성돼 있다.
윈도 플랫폼은 윈도를 통해 매장을 알게 된 고객이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는 ‘역쇼루밍’이 증가하는 등 기존의 동네상권 매장을 전국구 매장으로 변화시키는 다양한 성공사례를 낳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여성 의류 소호몰 ‘리틀마켓’이 쇼핑윈도 입점 4개월 만에 월 매출 1억 원을 넘어서는 등 월 매출 1억 원을 넘긴 사례도 143건에 달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겸한 부차적인 비즈니스로 활용하던 윈도 서비스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앞지른 예도 상점 2곳 중 1곳에 달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윈도시리즈에 입점한 매장 62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윈도시리즈 상 온라인 매장이 기존 매장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답한 곳이 45.3%에 달했다.
이러한 상승가도에 힘입어 네이버는 지난 1일 패션 디자인 창작자 플랫폼 '디자이너윈도'를 오픈했다. 디자이너윈도는 국내 탑 디자이너들과 신진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비롯해 컬렉션, 룩북, 쇼룸, 나아가 디자이너의 일상을 담은 스토리까지 망라한 패션 컨텐츠를 제공한다.
네이버의 윈도시리즈와 달리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을 지향한다. 수요가 발생한 만큼 제품을 생산 및 유통해서 재고를 없애고 제조업의 혁신을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이윤을 만들 수 있는 최소 생산수량 이상의 주문이 접수된 상품에 대해서만 생산에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다.
지난 2월 출시 후 6개월간 149명의 중소상공인들과 함께 천연비누, 가죽가방, 디자인 조명, 인테리어 소품, 소형 가구 등 5만5천 건의 상품을 공개했다. 주문 성공률은 88%대, 누적 매출액은 22억3천500만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영화배우 하정우가 직접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한 미술작품을 공개하며 화제성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아트토이 피규어, 패브릭 제품, 업사이클링 소품 등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독특한 상품들을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다.
소산원, 메가크리에이트, 한국인삼명가, 푸르농 등 우수 소상공인 4개사의 제품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로 시범 판매해 8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제품을 입점 시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제주 지역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카카오파머 제주’도 정식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친 카카오파머 제주는 ‘당신이 몰랐던 제주를 만나다’라는 컨셉으로 제주지역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양질의 농작물을 생산하는 제주 지역의 생산자를 발굴하고 카카오가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과 컨텐츠 제작 등을 후원하게 된다.
단순 쇼핑 서비스에서 문화·레저·아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는 이러한 플랫폼들이 안정적 유통 채널 확보로 부담 없이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 생산업체들의 산업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